[북멘토 북리뷰]
기대 이상의 책이다. 꽤 멋진 책이다. 하지만 제목도 그렇고, 표지도 그렇고 책 속에 담긴 내용을 드러내는데는 부족했다. 제목은 너무나 식상했고 표지는 왠지 이 책의 내용의 질을 가볍게 포장한 것 같다. 물론 그것은 비판적 사고에 치중한 나의 관점일지도 모르겠다. 다르게 생각하면, 책 내용이 게으름에서 벗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독자가 이 책이 어떤 책인가 이해하는 데 대한 노력을 덜어주고, 책내용을 가장 단순하면서도 잘 표현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리고 표지는, 품격이 묻어나오는 고급스럽고 깊이를 더해주는 표지에 질겁하는 독자를 위한 의도적인 가벼움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이 책은 발전적으로 변하고자 하는 게으름과 거리가 먼 사람이 읽어도 좋겠지만, 저자가 타켓으로 정한 독자는 게으름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삶의 갈피를 못 잡는 사람일 것이다. 그들에게 재미있는 그름과 단순한 표지디자인이 좀더 이 책을 친근하게 받아들 수도 있을 것이다.
게으름의 정의는 무엇인가? 누구나 쉬운 단어이지만 막상 정의를 말하려 하면 말문이 막힌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게으름은 이렇다. 게으름은 천의 얼굴을 갖고 있다. 꼭 빈둥거리는 것만이 게으름은 아니다. 방향성 없이 똑같은 하루를 반복하고, 중요한 일을 뒤로한 채 사소한 일에 매달리고, 완벽주의라는 덫에 빠져 결정을 끊임없이 미루고, 늘 바빠 보이지만 실속은 없고, 똥줄이 타야만 일이 되고, 능력이 됨에도 불구하고 도전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게으름이다. 이 정의는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수준에서 좀더 보충해 주는 정의였다. 나도 이 정의에 대체로 공감이 간다.
책의 겉모습만 보고, 이 책은 자기계발서이긴 하나, 조금은 가볍고 흥미 위주로 게으름을 다룰 줄 알았다. 그런데 의외로 쉬운 어휘로 쓰여지긴 했지만, 내용 자체는 깊이가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연신 고개를 끄떡였다. 그것은 내가 책내용에 공감하고 책에서 말하는 메시지가 나를 이해시키고 설득시켰다는 것이다. 즉 ‘자기 삶을 살아보자. 이제부터라도 게으름에서 벗어나 잘 살아보자!’고 독자를 독려한다는 것이다. 적을 알아야 적을 이길 수 있듯이, 이 책은 게으름을 제대로 파악하게 해 준다. 더구나 저자의 프로필을 보니 정신과 전문의였다. 그것은 좀더 심리적인 측면에서 게으름을 자연스럽게 연결해서 파악했고, 아울러 치유의 의미도 포함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게으름에 대해서 많은 얘기와 방안을 제시했지만, 가장 핵심적인 ‘게으름 극복을 위한 십계명’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하면 된다!’가 아니라 ‘왜 해야 하는가!’를 발견하라.
2. 마음의 상태를 살피는 또 하나의 마음을 키워라.
3. 자신 안에 ‘더 큰 존재’가 있음을 믿어라.
4. 긍정적이고 구체적인 질문을 하라.
5. 자신의 강점과 재능에 기초하여 ‘큰 그림(비전)’을 그려라.
6. 운동과 휴식은 천연의 보약임을 명심하라.
7. 매일 마음을 모을 수 있는 자기의식을 행하라.
8. 중요한 일을 우선적으로 하라.
9. 계획과 일을 소화 능력에 맞게 나눠라.
10. 매일 한 가지씩 능동적 선택을 하라.
《굿바이, 게으름》은 게으른 당신을 위한 정신과 전문의의 따뜻한 카운슬링이다. 자기계발과 심리학, 정신의학이 조화된 이 책은 만성 게으름에 대한 명쾌한 진단과 처방을 제시한다. 또한 다양한 정보와 생생한 체험에 근거한 10가지 실천 열쇠는 게으름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으로서 살아가는 지혜’를 알려준다.
앞서 표지에 대해서 2가지 관점으로 얘기했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의 표지가 좀더 품격을 불어넣을 수 있는 디자인과 고급재료를 사용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보기 좋은 떡에 관심이 더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좋은 책이라면 표지도 신경 써서 좀더 많은 사람들이 그 책의 중요성을 인지하도록 해야 한다. 이 책은 한번 보고 말 책이라기보다는 수시로 꺼내 볼 만한 책이기 때문이다. 가족, 친구들과 함께 공유할 만한 책이기 때문이다. 물론 책 가격이 조금 비싸지긴 하겠지만, 그것을 충분히 극복할 만한 효용성이 있다고 본다.
‘게으름’이란 주제에 대해 자신 있게 그것과 멀리 떨어져 있다고 말할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쉴새없이 움직이는 것 또한 게으름일 수 있다. 이 책이 주는 메시지가 퇴색하기 전에 이 책에서 제시하는 실천 방안을 한가지라도 빨리 시도해야 겠다. 가장 만만하게(?) 보이는 것이 ‘일기쓰기’이다. 그것부터 실천해서, 부정적 의미의 게으름에서 벗어나 점점 더 ‘나’다운 삶을 살아야겠다.
[한국양서보급중앙회 북멘토&북코치클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