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출판문화연구소

잔인한 자비

북코치 2006. 2. 23. 14:15
잔인한 자비
사랑의 이름으로 뛰어넘은 죽음

 

 

 

 

 

   
▲ 잔인한 자비
본문에는 저자의 스승이자 저자와 같이 연인을 잃어본 아픔을 경험했던 선배 C.S.루이스의 우정 어린 귀한 서신 18편이 수록되어 있다. 영원한 반려자이자, 친구이며 지극히 사랑하던 아내의 죽음, 그리고 죽음 이후의 기록이 담겨있다.

삶과 죽음, 상실과 슬픔 그리고 지상에서 영원으로 승화된 온전한 사랑, 죽음은 시간을 의식한 말이다. 살아있음에도 시간 안에 있는 우리는 죽음을 의식한다. 그러나 살아있는 동안 우리가 죽음을 뛰어넘는 순간이 종종 있다. 피조물인 우리를 사랑하여 죽음을 뛰어넘으신 그분처럼 우리도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서 시간을 뛰어넘으며 죽음을 초월한다.

여기 시간의 틀을 벗어나, 지상에서 영원으로 승화된 사랑의 삶을 살았던 한 젊은 부부의 애절한 러브스토리와 그리스도를 향한 온전한 회심의 과정, 그리고 죽음과 이별을 통한 상실과 슬픔에 대한 실제 이야기가 있다. 그 고통스런 시간들을 직접 대면하고 통과함으로써 하나님의 '잔인한 자비'를 비로소 깨닫게 되는, 저자의 자전적 기록이다.

이 책에는 삶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던 이교도 젊은이가 C.S. 루이스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는 극적인 회심이 있다.  
둘만의 완전한 사랑과 삶의 영원한 봄날을 꿈꾸며 범선을 타고 바다를 항해하던 저자와 아내 데이비는, 옥스퍼드에서 C.S. 루이스를 만나 기독교 신앙의 강력한 도전을 받게 된다. 기독교인을 전부 고리타분하고 편협하며 뭔가 거리를 둬야 할 사람들로 여겼던 그가, 바로 그 기독교인이 되는 과정에서 기독교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과연 기독교는 진리인가" 하는 회의와 의심 가운데 있다면, 이 시대 최고 기독교 변증가 C.S. 루이스가 저자에게 들려준 강력하고 명확한 기독교 진리를 이 책을 통해 만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교도였던 저자를 회심으로 이끈 C.S. 루이스의 애정은 영적 멘토의 귀중함을 우리에게 상기시킨다.

“당신 아내의 위중을 알리는 편지 이후로는 오랫동안 소식 듣지 못했습니다. 당신이 부탁한 대로, 날마다 정해진 시간에만 아니라 한밤에도 문득문득 깨어 당신들을 생각하며 하나님 앞으로 갔습니다. 견딜 만하거든 소식 전해 주십시오. 그러나 우리의 염려가 필요 없는 곳으로 당신의 아내가 이미 갔다면, 나는 당신이 걱정 됩니다. 당신들 둘을 몹시 좋아했습니다. 젊은 두 사람에게 이렇게 마음 보낸 일이 없습니다. 아! 영원한 봄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당신은 '잔인한 자비'를 받은 것입니다. 결국 그렇게 해서야 당신은 다시 하나님께 이르렀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희생을 치르시고 우리에게 이 자비를 허락하셨을진대, 당신은 계속 가야 합니다." - 당신의 C.S. 루이스 -

이 책은 1977년에 처음 출판된 책이고, 그 책의 많은 내용은 1950년대의 이야기들이다. 또 한 개인과 개인사에 관한 스토리가 책의 주 내용이 되기에 그 시대의 시대성의 산물이다. 책에 등장하는 저자와 그의 아내가 된 데이비와의 연애와 결혼생활 회심과 사별, 그 후기는 철저하게 그 시대의 시대성의 산물이다. 다시 말해, 이것은 20세기 중반 미국 사회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었을만한 그런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이 시대성에 메여있는 책이 아니다. 그런 책이라면 이 책은 그 시대의 베스트셀러는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시대를 뛰어넘어 오늘의 우리를 향해 말할 수 없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그 시대성을 뛰어넘는 보편성을 보여줬다. 사랑과 회심과 죽음과 회복이라는 인간 보편의 문제에 대해 시대성을 뛰어넘는 극히 개인적인 깨달음을 독자 전체를 향해서 나눠주고 있다는 것이다. 사랑에 방식에 있어 또 연애의 방법과 데이트 방법, 결혼의 방법과 같은 세부적인 사항들에 대해서 우리는 50년 전 미국 사회를 보게 된다.

하지만 그들의 언어와 그 언어들 속에 있는 진실함, 집중, 서로를 향한 헌신과 같은 부분에서 보편적 상호헌신으로서의 ‘사랑’을 읽는다. 회심에 있어서 영국과 옥스퍼드, C.S.루이스와 신앙을 가지고 논쟁하는 분위기 등은 당시 영국 사회의 모습이다. 하지만 그러한 모든 시대성 속에서 여전히 일하시며 오늘도 집요하게 한 인간을 향해 걸어가시는 분은 여전한 하나님이시며, 그 하나님 앞에 결국에 무릎을 꿇게 되는 인간의 반응은 보편적이다.

죽음을 맞아가는 아내의 죽음 앞에서 있는 저자의 모습과 그 죽음을 맞아가는 병상에 누워 마지막 호흡을 내쉬며 사랑하는 남편의 얼굴을 쓰다듬는 아내의 모습도 보편성이며 죽은 아내에 대해서 사랑하는 이를 먼저 가게 하신 이를 향한 저자의 치열함 저항과 아픔과 그 내적인 치료와 깨달음의 과정은 더 이상 그 시대의 산물이라 말할 수 없는 보편성을 지난다. 이 책은 시대성을 뛰어넘어 인간 보편에게 감동을 주는 이야기다.

<복있는사람>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