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습관 들이려면 이렇게
"도서관 가자"…애들이 책에 '풍덩'
어느 부모나 아는 진리다. 하지만 정작 독서 습관을 들이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다. 영어.수학처럼 학원에 보낸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다. 책을 무작정 많이 사주는 것도 능사가 아니다.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면 따라 읽는다고 말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아이가 책을 안 읽어 고민이라면 도서관을 활용해 보는 게 어떨까. 도서관을 이용해 돈 안 들이고 자연스럽게 아이를 독서왕으로 만든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일주일에 한 번 도서관 나들이=송수정(의정부 호동초 6년).명종(호동초 4년) 남매는 매주 일요일 엄마와 함께 도서관 나들이를 간다. 어머니 한화숙(43.의정부시 호원동)씨가 지난해 1월부터 정보도서관에서 일요일에 4시간씩 자원봉사를 하기 때문이다. 도서관 봉사를 시작한 건 자녀가 책을 가까이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아이들이 원래 책에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학교에서 일주일에 한 권 이상 독서록을 쓰게 했는데, 책은 안 읽고 소제목만 보고서 간추린 내용을 써갈 정도였죠." 처음엔 아이들이 도서관 가기를 싫어했다. 책도 흥미 위주의 만화책만 골랐다. 하지만 일요일에 도서관에서 몇 시간씩 보내기를 몇 달 계속하자 아이들이 눈에 띄게 변했다. 우선 도서관 가는 것을 재미있어 했다. 도서관엔 책뿐 아니라 쉴 수 있는 야외공간과 식당도 있다. 또 가끔 친구를 만나면 함께 과자 사먹는 재미도 있다. 이런 편안한 분위기에 아이들이 친숙해지기 시작했다. 이제 엄마가 바빠서 봉사를 하루 쉬려고 하면, 아이들이 먼저 "도서관에 가자"며 조를 정도다. 도서관과 친해지자 독서량이 부쩍 늘었다. 도서관에서 일주일에 12권씩 빌려오는 책을 모두 읽는다. 한 방향의 책만 읽는 편독 현상도 없어졌고, 그림이 없는 책도 부담 없이 읽는다. 더불어 글쓰기 능력도 눈에 띄게 향상됐다. 한씨는 아이들과 꾸준히 '독서대화'를 했다. 예를 들어 '봉순이 언니'같은 책을 읽으면 "엄마 어릴 땐 이렇게 살았는데…"라며 자연스런 대화를 유도했다. 이제 아이들이 "이 책 주인공이 우리반 애랑 비슷해요", "이 내용은 이렇게 안 했으면 좋겠어요"라며 책에 대한 느낌을 엄마와 나누는 게 생활화됐다. 내용을 충분히 알고 느끼는 훈련이 된 덕분에, 따로 글쓰기를 시키지 않는데도 독후감이나 글짓기 상을 제법 받아오곤 한다. ◆책 고르는 안목은 저절로=남경화(42.서울 방학동)씨네 세 남매는 일주일에 두세 번 집 앞 도봉구청에 간다. 5층 도서실을 이용하기 위해서다. 쉬는 날이면 아빠까지 함께 온 가족이 도서실에서 반나절 이상 보내기도 한다. 구청 도서실을 찾은 건 물론 독서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서였지만 경제적인 이유도 있었다. "도서대여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아이 둘이면 한 달 3만원씩, 1년이면 30여만원이 들더라고요. 차라리 그 돈으로 책을 사주는 게 낫겠다 싶었죠. 그런데 구청 도서실은 무료이고, 또 원하는 책을 즉시 구입해줘 가계 부담을 덜었죠." 남씨의 도서실 이용 원칙은 어떤 책이든 아이들이 알아서 고르게 놔두는 것. 책을 고르는 안목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유치원생인 막내는 처음엔 누나들을 따라 톨스토이 등 수준에 안 맞는 책만 골랐었다. 하지만 이젠 어려운 책과 쉬운 책을 섞어 빌리는 법을 터득했다. 중1인 큰딸은 제법 어른 수준의 책을 고른다. '연금술사'를 서너 번씩 읽고 독후감을 써 상을 받을 정도다. 아이들은 일주일에 5권 이상씩 책을 읽을 정도로 책과 친해졌다. 시험기간에도 도서실에서 책을 봐 오히려 남씨가 속 터져 할 정도다. 첫째나 둘째 모두 독후감이나 독서퀴즈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남씨는 "어떤 책이든 많이 읽으면 논술은 자연히 따라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서관은 보물창고=김명옥 어린이도서관연구소 연구실장은 "아이들이 도서관을 단지 '책 읽는 곳'이 아니라 '보물창고'로 여기게 하라"고 조언한다. 이를 위해선 책을 꼭 보지 않더라도 도서관을 자주 드나들면서, 분위기에 친숙해지는 게 우선이다. 책 읽는 친구들을 구경하거나 다른 애들은 무슨 책을 읽는지 기웃거리면서 책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면 그 다음엔 자연히 책을 손에 쥐게 된다. 책을 싫어하는 아이라면 엄마가 아이를 품에 안고 책을 읽어주자. 책 읽기를 편안하고 즐거운 것으로 느끼게 된다. 책 선정은 가급적 아이에게 맡겨둔다. 그래야 아이가 책에 푹 빠져 끝까지 읽을 수 있다. 김명옥 실장은 "어린이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아이들이 책과 더 쉽게 친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애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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