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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문화

북코치 2006. 3. 24. 09:52
2005년 7월 19일 (화) 16:55  미디어다음
인구 60만에 도서관 23개…美 소도시 도서관들

도서관 네트워크 구축해 책 대여·반납 아무 데서나, 비디오·음반·DVD도 대여
다양한 교육프로그램과 행사들, 아이들 숙제 돕는 실시간 채팅 서비스도

미디어다음 / 글, 사진=최지은 미국 통신원



도서관 문화, 나아가야 할 길






미국에서 도서관은 많은 미국인의 생활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서는 도서관이 문화생활의 중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의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빌려주는 곳으로 그치지 않는다. 교육·여가·오락·상담 등 다양한 활동으로 지역 주민들의 생활을 풍요롭게 하고 있다.

규모 작지만 네트워크 통해 필요한 서적 바로바로


도서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책읽기와 공작 프로그램

인구 60만의 노스캐롤라이나 샬롯-맥클랜버그 카운티에는 총 23개의 도서관이 있다. 반면 이 지역에 위치한 서점은 4개뿐이다. 주민들은 차를 타고 한참을 가야 하는 서점보다 집 근처에 있는 도서관을 애용한다.

도서관의 크기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 몇몇 대형 도서관을 제외한 나머지 것들은 200여 평 안팎의 작은 도서관이다. 규모는 작지만 인근 22곳의 도서관과 도서를 공유하고 있어서 필요한 책은 거의 다 구할 수 있다. 신청한 책이 없을 경우 도서관 측은 인근 도서관에 책 보유 여부를 확인해 1~2일 안에 비치해 둔다.

반납은 24시간 가능하다. 굳이 책을 빌린 도서관이 아니더라도 상관없다. 지역 도서관 어느 곳에서든 반납함에 넣기만 하면 된다. 대여기간을 늘리고 싶으면 전화나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된다.

도서관에서는 비디오나 음반도 무료로 빌려준다. 2달러(약 2000원)를 내면 최신 DVD 대여도 가능하다.

도서관을 찾은 우마 수브라마남은 “미국에서는 엄마가 아이들이 잠들기 전 동화책을 읽어주는 게 생활화돼 있다”며 “도서관에서 무료로 책을 빌리지 못했다면 이런 습관이 쉽게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책 대여뿐 아니라 대여연장, 반납 등이 손쉬워 도서관을 더 자주 찾게 된다”고 덧붙였다.

음반과 비디오를 대여하기 위해 도서관을 자주 찾는다는 지역 주민 제니 피트 역시 “도서관에서는 복사 등이 무료라서 돈도 절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과 만나 친목을 다질 수도 있다”고 예찬론을 폈다.

다양한 프로그램 통해 주민 문화 활동 이끌어


아이들이 참여중인 도서실 프로그램

책을 대여하는 것만이 미국 도서관의 기능은 아니다. 도서관에는 일주일 내내 방과 후 아이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집에 있는 청소년들의 숙제를 돕기 위해 담당자들이 인터넷에 실시간 채팅 방을 열어놓고 24시간 각종 질문에 답을 하기도 한다.

방학 동안엔 영아반(0~3세)·유아반(3~5세)·초등반·청소년반 프로그램이 각각 따로 진행돼 눈높이 문화활동을 펼친다. 책을 읽어주고 책 속에 나온 동물이나 벌레 소리, 책 관련 음악 등을 들려주는 음악반, 책에 소개된 장면이나 문화를 주제로 그림을 그리거나 공작을 하는 미술반, 책 속 이야기를 극으로 풀어내는 인형극반 등 다양한 맞춤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이 밖에도 도서관은 어린이들이 잠옷을 입고 와 이야기를 듣는 ‘가족의 밤 행사(Family fun night)’, 연인이나 청소년들을 위한 무료영화상영 행사,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간단요리 강좌, 청소년들이 꾸미는 소규모 음악회 등 다양한 행사로 주민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이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로 진행되지만 다양하고 짜임새가 있어 지역 주민들에게 인기가 많다. 사용되는 도구와 실습재료 역시 무상으로 제공된다.

도서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크리스티 레슬러는 “다양한 연령대의 주민들이 모두 도서관을 찾을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며 “주민들의 필요에 따라 시즌 별로 프로그램을 바꾸어 주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민들이 도서관 행사에 많이 참여할수록 기부나 봉사도 늘고 더 나은 도서관 환경도 조성할 수 있다”며 “소식지 발간 등을 통해 홍보에 애쓰는 것도 그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도서관 재원은 정부 지원과 기부

이 같은 공립 도서관들은 정부의 지원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이처럼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에는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기부도 큰 역할을 한다.

도서관 측이 필요한 비품 구입을 위해 전단을 돌리면 주민들은 기꺼이 싼 값에 물건을 내 놓는다. 도서관 운영을 위한 자원봉사자 모집에도 지역민들이 적극 참여한다.

이 밖에도 도서관은 1년에 2~3번가량 열리는 축제 형식의 대규모 기부행사를 통해 재원을 마련한다. 이 행사에서 오래된 책이나 CD 등을 판매하기도 하는데 이 역시 도서관의 수입에 커다란 보탬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