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천 유로로 한 달을 살아갈 수 있을까? 천 유로를 한화로 계산하자면 약 100만원 정도 되는 돈인데... 물론 부모님 집에 얹혀살면서 방세나 각종 세금을 낼 걱정이 없는 우리 한국 젊은이들에게 100만원이 그리 작아 보이지 않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대부분 일찌감치 독립하여 살아가는 서양의 젊은이들에게 1000유로는 결코 만만한 수입이 아닐 것이다. 소설 <천유로 세대>의 주인공 클라우디오(28살 남성. 단기계약직 종사중)의 가계부를 한번 살펴볼까. 그럼 이미 800유로가 빠져나간다. 그러면 나머지 200유로를 가지고 젊음의 한 때를 불 살러야 하는데... 토스트 하나에다가 환타 하나만 먹어도 2유로 60센트이고, DVD 대여가 5유로, 담배가 3유로, 일확천금을 얻을 수 있는 복권이 1유로이다. 빗자루처럼 빳빳한 칫솔 하나를 새 거로 갈아치울라 치면 4유로 50센트가 소비되니, 40유로나 하는 콘서트에 여자 친구랑 놀러간다는 것은 꿈속에서나 가능할 거 같다. 하지만 어쩌겠나? 우린 <천유로 세대>이니 어떻게든 살아가야지. 내 청춘의 안습! 그러나 더 이상 굴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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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 인생들이 펼치는 유쾌한 리얼드라마 <천유로 세대>에 등장하는 4명의 친구들은 대도시의 집세를 감당할 엄두가 안 나, 동거를 하고 있는 친구들이다. 아니, 1000유로 한 달을 버티기 위해서는 그들의 동거는 피할 수 없는 선택! 이들은 과연 누구일까? 동거를 하기 전 동반자의 신원확인은 필수다.(자칫 잘못하면 동거는 신세 망치는 지름길이다. (자세한 동거의 기술을 알고 싶다면 예담 출판사에서 나온 <동거의 기술>을 읽으시길...) 클라우디아(남.1978.5.13)
알레시오(남.1975.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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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유로 세대>의 주인공 클라우디오가 회사에서 추진했던 핸드폰 마케팅기획의 모토를 차용하자면, 소설『천 유로 세대』는 생동감이고 다이내믹이다! 무엇보다 이 소설의 장점은 재미있고 유쾌하다는 것, 그리고 바로 이 시대를 사는 젊은이들의 모습 그 자체라는 점이다. 불황의 시대, 막막한 현실 속에서도 웃음과 희망을 잃지 않고 적극적으로 인생을 개척하려는 청춘들의 모습이 톡톡 튀는 소다수처럼 살아 숨쉬기 때문이다. 또한 유럽 저 너머의 이야기로 보기엔 너무나 우리나라를 꼭 빼닮은 환경과 문화 아이콘들이 등장하여 마치 당장이라도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일을 목격하는 듯한 동시대적 감수성이 번뜩인다. 밀라노의 드높은 집세를 감당할 수 없어 동거생활을 하는 4명의 젊은이들이 좌충우돌 벌이는 일상의 소소한 사건사고가 14장의 챕터에서 시트콤처럼 이어지는데, 이들을 아교처럼 접목시켜 주는 것은 사회에 대한 냉철한 풍자와 주인공들의 쿨하고 재치 있는 유머다. 무엇보다 이들의 고민은 확실한 일자리와 안정된 수입인데, 얼마 안 되는 돈으로 생활하자니 쓸 것도, 살 것도 많은 요즘 시대에 정말 죽을 맛이다. 스타일은 구기면 안 되겠고, 어떻게든 지혜롭게 가계를 꾸려가는 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리하여 이들은 천 유로 세대를 위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전범을 제시한다. 하지만 소설속 클라우디오의 럭셔리한 여자친구 엘레오노라는 클라우디오에게 이런 얘기를 했다. “우리 아기 스머프도 나중에 커서 큰 파파 스머프가 될 거야!” 그렇다. 불황의 시대, 청년실업과 비정규직의 고용의 불안정성으로 인하여 시대는 마치 전쟁터 같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머무르겠는가, 아기 스머프가 파파 스머프가 되는 그 날까지 열심히 뛰는 수밖에!
- 예담 출판사 / 『천유로 세대』소설에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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