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이야기

올 출판계 ‘행복’이 달궜다

북코치 2006. 12. 14. 23:53

올 출판계 ‘행복’이 달궜다


(::‘기획회의’誌 출판계 10대 키워드 선정::)

올해 출판계의 최대 화두는 ‘행복’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더 정확하게는 ‘나만의 행복 추구’다.

한국 출판마케팅연구소(소장 한기호)가 발행하는 격주간 출판 소식지 ‘기획회의’는 최근 발간한 189호에서 ‘2006년 국내 출판계를 대표하는 10대 키워드’를 선정, 발표했다. 이중 올해 출판계의 흐름을 가장 잘 보여주는 키워드로 ‘행복’이 선정된 것.

여기서 행복이란 철저하게 개인주의적인 차원에서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스펜서 존슨의 ‘행복’( 비즈니스북스)은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길 때에만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고, 성공은 행복에 뒤이어 찾아오는 것이며, 내가 행복해야만 온 세상이 행복해진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또 공지영의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푸른숲)은 ‘행복’이란 단어가 들어간 책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꼽혔으며, 이기적인 발상에서 나만의 행복을 찾는 열 가지 원칙을 제시한 ‘행복한 이기주의자’(웨인 W 다이어 지음, 21세기북스)와 법정 스님의 잠언집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조화로운삶)도

만만찮은 저력을 보였다.

두 번째 키워드는 ‘성공우화’. 올 상반기 출판시장을 주도한 것은 ‘마시멜로 이야기’(호아킴 데 포사다 외 지음, 한국경제 신문), ‘배려’(한상복 지음, 위즈덤하우스), ‘핑’(스튜어트 에이버리 골드 지음, 웅진윙스)처럼 성공을 이야기하는 실용 창 작우화였다. 이 책들은 모두 외길, 즉‘나만의 길’을 걸을 것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곧 ‘나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대중의 성향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세 번째 키워드는 ‘경제학 열풍’. 증권투자계에서 최고의 투자 전문가로 알려진 ‘시골의사’가 자신의 투자 원칙을 제시하며 부자란 누구이고, 그들의 경제학은 어떤 것인지를 들려주는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박경철 지음, 리더스북)이 대표적이다. 또 일상의 사례를 통해 경제학의 주요 내용을 알기 쉽게 풀이한

‘경제학 콘서트’(팀 하포드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디지털경 제의 새로운 현상을 다룬 ‘롱테일 경제학’(크리스 앤더슨 지음, 랜덤하우스코리아) 등 경제학 서적 출간이 한 해 동안 줄을 이었다.

이밖에 ‘여자생활백서’(안은영 지음, 해냄) 등 20대 여성을 겨냥한 자기계발서 붐, 소설과 영상 이미지의 결합이 심화됐다는 사실 등도 올해 출판계의 주요 뉴스로 꼽혔다. 또한 자녀 교육서와 논술관련 도서, 청소년 도서가 인기를 얻었다는 점, 글쓰기와 말의 중요성이 부각돼 글쓰기를 강조한 책이 대대적으로 출간된 경향 등이 6, 7위를 차지했다. 이어 상위 출판사들의 베스트셀 러 점유율이 2005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나면서 출판사들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된 현상과 인터넷 서점의 매출 증가율이 크게 확대 됐다는 점 등이 뒤를 이었다. 마지막 키워드론 ‘마시멜로 이야 기’를 둘러싼 대리번역 파문과 책 사재기 문제 등으로 인한 출 판계의 도덕성 논란이 꼽혔다. 이는 내년 출판시장에서도 큰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기획회의’는 이밖에 아동 출판시장에서 창작동화가 다소 정체된 반면에 논픽션의 증가가 두드러졌으며, 스토리 학습만화 시리즈의 강세도 여전했다고 덧붙였다.

김영번기자 zero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