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이야기

[펌]책사재기 온라인 사이트 대행

북코치 2006. 12. 14. 23:56

[한겨레] “회원 1000명…100권 정도는 금방 소비”

 

베스트셀러 순위를 조작하려는 목적으로 책 사재기를 대행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확인돼 출판계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단행본 출판사 단체인 사단법인 한국출판인회의(회장 김혜경·이하 출판인회의)는 지난 16일 회원사들에 공문을 보내 “최근 한 인터넷 사이트가 출판사를 상대로 사재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히고, 이 사이트의 이름을 공개했다. 출판인회의는 공문에서 “이 사이트를 비롯한 몇 개 사이트들이 책 홍보·광고 명목으로 출판사에서 돈을 받아, 사이트 회원이 특정 서점에서 책을 사면 그 책값을 보전해주는 방식으로 사재기를 조장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개념도 참조)

 

출판인회의는 이런 방식을 독서진흥이나 마케팅과는 상관없는 불법 사재기로 규정하고, 앞으로 사재기로 밝혀지는 책은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삭제하기로 했다. 또한 해당 출판사 명단을 공개하고, 민형사상 고발 등 제재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재기 대행 사이트의 적발로 그동안 출판계에서 이른바 ‘기획사’라고 불리며 소문만 무성하던 사재기 대행업체의 존재가 확인됐다.

 

사재기 대행 사이트로 지목된 ㄱ사이트의 ㅈ아무개 영업과장은 19일 ‘사이트 운영방식’을 전화로 묻자, “정회원과 준회원을 합쳐 회원이 1천여명”이라며 “100권 정도는 금방 소비시킬 수 있고 베스트 순위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출판사한테서 사재기를 하려는 책의 정가를 기준으로 대금을 받고, 회원들이 온라인에서 사도록 한다”며 “출판사의 온라인서점 공급가격이 정가의 60% 안팎이니, 정가의 40% 정도는 광고비로 쓴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ㅈ과장은 “온라인 게시판의 북리뷰도 관리해 주는데, 출간 2주 안에 회원들이 글을 올리도록 독려하고 있다”며, “최근엔 뒷말이 생기면서 계약했던 출판사가 취소하기도 하는 등 전에 비해 이용자가 뜸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이트에는 77개 출판사가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이번에 적발된 사이트는 우연히 이들의 활동 사실을 알게 된 한 출판사가 사재기를 청탁하는 식으로 접근한 뒤 출판인회의에 알려 확인한 것이다. 출판인회의는 이를 계기로 독립적인 상설 사재기 감시기구를 조만간 설치하기로 했다.

 

임종업 구본준 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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