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숙
1953년 충남 서산에서 태어났다. 2004년 제2회 ‘푸른문학상’과 2005년 제6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연이어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아동청소년문학 창작을 시작했다.
[1] 나야 나, 보리
문영숙 (지은이) | 하현이(그림) | 영림카디널 | 2004-02-10
반양장본 | 110쪽
* 아직 읽지 못 했다. 꼭 구해서 읽어야겠다.
[2] 무덤 속의 그림
문영숙 (지은이) | 윤종태(그림) | 문학동네어린이 | 2005-11-30
반양장본 | 263쪽. 제6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 고구려 벽화 <사신도>에 얽힌 이야기. 이 작품은 4세기 무렵의 고구려를 배경으로 하여 순장제가 사라지는 과정을 보여 준다. 충신 무두지 장군은 막리지 공비추의 음모에 휘말려 순장제의 희생자가 된다. 망혜의 헌신으로 무두지의 아들인 무연은 목숨을 구한다. 그리고 자신의 신분과 아픔을 알게 된다. 하지만 악연의 고리는 길고 질기다. 공비추의 아들 공탁과 무연은 다시 반목하게 된다. 무연은 과거의 비밀을 알게 된다. 원수를 갚을 것인가? 반문과 고뇌 속에서 무연이 택하는 길은 악의 순환 고리를 끊는 것. 결국 무연은 고분 벽화에 사신도를 그림으로써 마음속의 미움을 걷어낸다. 이 작품을 읽으면, 문헌 기록조차 거의 남아 있지 않은 4세기경의 고구려 역사와 도교 사상의 유입, 순장 제도, 중국 전연(前燕) 시대의 모용황이 고구려 고국원왕 때 5만 대군을 이끌고 고구려에 침입하여 환도성(丸都城)을 함락시킨 사건 등의 역사적 지식을 익힐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유용한 것은 역사적인 사건들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면 작품을 완성한 작가의 상상력에 빠져드는 것이다.
[3] 일어나
문영숙 외 (지은이) | 박지영(그림) | 푸른책들 | 2006-08-30
반양장본 | 109쪽 | 225*173mm
* 엄마가 하지 말아야 할 일. 친구와 비교하지 말 것. <일어나>는 태식이한테 비교당하는 민우의 마음 앓이를 쓴 작품이다. 인라인스케이트를 태식이보다 더 잘 타려는 욕심에서, 여자 친구 소영이 앞에서 멋들어지게 솜씨를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욕심을 부리다가 민우는 태식이를 다치게 한다. 의식을 잃은 태식이를 보며 죄책감에 시달리는 민우. 작품의 균형이 끝까지 유지된, 아이의 심리가 잘 드러난 작품.
(화가가 꿈인 우리 큰애가 <일어나>의 표지 그림을 독서록에 멋지게 그린 게 있는데, 이사하면서 어느 상자로 들어갔는지 찾지 못했다. 사진을 찍어 문영숙 작가님께 보내야지 보내야기 벼르다 게으름 때문에 그예 못 보낸 게 안타깝다. 표지 그림과 독서 감상문을 보내드렸으면 참 기뻐하실 텐데!)
[4] 날아라, 마법의 양탄자
문영숙 외 (지은이) | 박지영 | 원유미(그림) | 푸른책들 | 2007-01-25
반양장본 | 148쪽. 제2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모음집.
* <엄마의 날개>는 전업주부인 엄마가 못마땅한 시내의 이야기. 시내는 가정 형편 때문에 학원에 다니지 못하는 게 불만이다. 친구 민지처럼 엄마가 직장에 다녀, 학원에 다니면 얼마나 좋을까? 시내의 기대에 맞춰 엄마는 드디어 직장에 다닌다. 시내는 학원에 다니고. 그런데 친구 민지네 집에 놀러갔더니, 엄마가 떡하니 있지 않은가. 엄마의 직장은 바로 민지네. 엄마는 민지네서 파출부로 일하는 것이다. 어쩔 줄 모르는 시내에게, 퇴근한 엄마는 “시내야, 너랑 산이는 엄마의 날개야. 너희가 엄마를 이해해 주지 않고 부끄럽게 여기면 엄마는 날 수가 없어.”라고 한다. 기특한 시내, 엄마를 이해해 주는 착한 딸을 엿볼 수 있는 따스한 작품.
[5] 아기가 된 할아버지
문영숙 (지은이) | 이영림(그림) | 푸른책들 | 2007-02-20. 반양장본 | 135쪽
* 작가가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7년간 뒷바라지하며 겪은 실제 생활을 바탕으로 쓴 동화. 이 작품에서는 치매를 앓는 할아버지와 찬우 가족 이야기이다. 정신이 온전치 못하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할아버지, 게다가 징에 집착하는 할아버지를 찬우는 이해하지 못한다. 또 엄마가 할아버지는 돌보는 것이 얼마나 힘들지도 느끼지 못한다. 결국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지친 가족들은 서로를 원망하고 갈등하게 된다. 결국 엄마의 입장에서, 할아버지의 입장에서 바라본 후, 힘겨움을 분담하고 이해하면서 찬우는 성숙해진다. 그리고 치매는 특정한 사람이 겪는 일이 아니고, 우리 사회가 분담해야 하며, 가족 구성원이 서로 이해하고 사랑으로 보듬어야 함을 알려준다.
[6] 치매 마음 안에 외딴방 하나
문영숙 (지은이) | 갑을패 | 2008-02-11. 반양장본 | 264쪽. 제40회 신동아 논픽션 당선작.
* 문영숙 작가가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간병하면서 겪었던 아픔과 고통을 기록한 간병기이다. 아니, 따스한 사랑 일기이며 치매 환자를 둔 가정에겐 위로를 주는 경험담이며, 일반 사람들에게는 정보를 안겨주는 치매 지침서이다. 작가의 수기 한 편이 끝나면, 치매에 대한 정보가 실려 있어 감상에만 젖지 않아 좋다. 작가의 작품만 쭉 실려 있었다면, 가슴이 저려서 제대로 목 읽었을 것 같다. 치매가 무엇인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의 정보가 자세하게 실렸고, 요양 기관까지 수록되었다. 이러한 세세함은 작가가 절절하게 체험했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하는 바람이며 우리가 다함께 치매 문제를 해결해 가자는 의지일 것이다. 이제 치매는 한 가정이 부담해야 할 가족의 아픔만은 아니기에.
[7] 궁녀 학이
문영숙 (지은이) | 문학동네어린이 | 2008-02-18. 반양장본 | 240쪽
* 조선시대 궁녀의 삶을 액자식 구성으로 그린 작품. 양반집 아기씨 학이가 집안 형편이 어려워 궁궐로 들어가, 아기나인에서 정신 나인이 되기까지의 생활을 그렸다. 아기나인이 된 여덟 살 학이는 몇 년 동안 고단한 궁궐 생활을 이겨내어 정식 궁녀로 성장한다. 하지만 명성황후가 일본인들한테 무참히 죽임을 당하게 된다. 학이는 궁을 떠나 궁녀로서의 삶을 버리고, 머슴 만석과 새로운 삶을 누린다. 이 작품은 궁궐에 사는 궁녀들의 삶을, 임오군란, 갑신정변, 동학운동, 청일전쟁, 을미사변 등의 격변하는 근대 조선의 역사 속에서 어떻게 스러졌는지를 보여준다. 궁궐과 지금은 사라진 궁녀를 소재로 하여 흥미있었다. 더욱 개성 있는 각 인물들도 좋았고, 말녀의 여성상도 인상 깊었다.
[8] 에네껜 아이들
문영숙 (지은이) | 푸른책들 | 2009-09-10. 양장본 | 280쪽
* 이 작품은 1905년 을사조약 이전 영국인 중개업자 마이어스와 일본인 다시노 가니찌에게 속아 묵서가(멕시코)로 팔려간 조선인들이 이야기이다. 조선인 1033명은 닷새 일하면 쌀 한 가마니를 살 수 있다는 사탕발림에 속아 묵서가의 드림을 꿈꾸며 일포드 호에 승선한다. 그 중에는 아버지가 백정인 덕배와 청계천 거지 봉삼, 황족인 윤재도 있다.
하지만 한 달 반의 여행 끝에 그들이 도착한 곳은 부자의 나라도 아니고, 묵서가의 드림을 이룰 수 있는 별천지도 아니다. 노동과 굶주림과 인권 착취만 있는 어저귀 농장, 황폐한 사막 한가운데이다. 어저귀(에네껜)은 가시와 독소가 있는 식물로 밧줄의 원료로 쓰인다. 어찌나 가시가 억세고 날카로운지 마테체(벌목용 칼)로 쳐내야 한다.
그들은 가시에 찔리고 뙈약볕에 그을리며 노예와 같은 고초를 겪는다. 또한 조선인으로서의 정체마저 거세된다. 남자들은 상투가 잘리고 정숙한 소녀 윤서는 감독한테 욕을 당하는 것. '잘린 상투가 개똥처럼 뒹굴었다.'는 말 그대로 조선인들은 개똥만도 못한 존재로 전락한다. 이에 조선의 운명처럼 황족 출신인 옥당대감은 삶의 희망을 놓고 망연히 지낸다. 하지만 희망은 어둠을 뚫고 솟아나는 법. 잡초처럼 살아온 민초들은 불모의 땅에서도 거뜬히 뿌리를 내리고, 묵서가의 노예 농장에 새 생명이 태어난다.
드디어 4년의 세월이 흐른다. 계약기간이 만료된 것이다. 노예와 같은 생활, 먼 타국 묵서가에서의 외로움은 끝이다. 그러나 인생은 굽이굽이 파도치는 바다처럼 평화로운 잔물결 뒤엔 또다시 풍랑을 만나는 것일까? 작은 파도를 넘으니 큰 파도가 밀려오는 것처럼! 조선으로 돌아간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을 때, 일본이 조선의 외교권을 빼앗았다는 천청벽력과 같은 소식을 듣는다.
또다시 좌절할 것인가? 나도도 없는 떠돌이로서 뜬구름처럼 방랑해야 하는가? 아니다, 그럴 순 없다. 조선인들은 다시 주먹을 불끈 쥔다. 그러고는 빼앗긴 나라를 되찾을 때까지 희망을 잃지 않기로 결의한다. 묵서가 한가운데서 조선인 마을을 이루고, 꿈에 그리던 조선인 학교를 세우는 것이다. 조선의 역사를 묵서가에서 대로 쓰는 것이다!
작가는 참으로 대단한 여정을 독자에게 선보였다. 역사적 사건을 소설로 재구성하는 솜씨도 일품이려니와 인물들의 개성도 뚜렷하고 의미도 깊다. 옥당대감이 스러지는 조선을 상징한다면, 덕배, 윤재, 봉삼은 나라를 되찾으려는 독립 운동가, 그리고 복뎅이(그야말로 나라에 복을 가져올)는 새 나라의 주인, 희망찬 새 세대를 상징한다면 비약일까? "복뎅이가 펄럭이는 태극기를 보며 손뼉을 쳤다."는 마지막 장의 문장을 떠올리면 작가는 등장인물들까지 탄탄하게 상징화한 것이다. 더욱 작가는 지나간 역사에 머루르지 않고, 현대 우리 사회에서 소홀히 대접 받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까지 지평을 넓혔다. 문영숙 작가! 이 작품으로 그는 역사소설 작가로서 더욱 탄탄히 자리매김하였다. 그의 글 솜씨와 넉넉한 마음씀씀이를 엿볼 수 있는 좋은 작품을 만나, 읽는 내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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