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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손 따라 걷기
『주홍글자』나 『큰 바위 얼굴』만으로 호손을 평가하려 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내부 관람을 위해 기다리고 있는 방문객들 사이에서 『일곱 박공의 집』을 모르는 사람은 나뿐인 듯 보였기 때문이다. 단지 호손의 생가와 기념관이 있다고 해서 찾아왔을 뿐인 내가 어쩌면 바보처럼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듣도 보도 못한 일곱 개의 박공으로 지어진 집에 흥분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이 신기했다.
박공이란 뾰족한 삼각형의 지붕을 말한다. 삼각형 지붕이 일곱 개 있는 집이 뭐 그리 대단한지 의문이 들었다. 책 읽기에 나름 고수라고 생각했던 내가 호손의 소설 중 하나가 『일곱 박공의 집』이란 사실을 처음 깨닫는 그때, 나의 무지함이 드러나고 말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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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글자(The Scarlet Letter)』
1. 작품의 줄거리
청교도의 식민지 보스턴 형무소로부터 헤스터 프린은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기 위해 시장 한가운데 마련된 교수대(絞首臺) 위로 끌려나온다. 그녀의 품에는 생후 3개월 된 갓난아기가 안겨 있었고, 가슴에는 간통녀(姦通女)임을 나타내는 "A(Adultery)"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져 있다. 늙은 의사와 결혼한 그녀는 남편보다 먼저 미국으로 건너와 살고 있었으며, 남편이 없는 동안 펄이라는 사생아를 낳게 된 것이다. 그녀는 그 벌로 평생 가슴에 A라는 글자를 달고 살도록 선고받는다. 총독과 늙은 목사, 그리고 젊은 성직자 아서 딤스데일의 힐문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불륜의 상대가 누구인지 말하기를 거부한다. 군중 속에 있던 의사 틸링워드는 자신이 그녀의 정식 남편임을 밝히지 못하도록 한다.
헤스터는 변두리에 있는 오두막에 살면서 바느질일로 생계를 꾸려 나가며, 3살 난 펄은 그녀의 손에서 친구도 없이 자유분방하게 길러진다.
옥스퍼드를 졸업하고 성직자가 된 수재 딤스데일은 채찍질과 단식, 철야 등 지나친 고행으로 뼈만 앙상하게 남게 되고, 그의 건강상담역이 된 틸링워드와 공동생활에 들어간다. 딤스데일의 설교는 날이 갈수록 사람들에게서 큰 인기를 얻게 되지만, 틸링워드는 어느 날 밤 마음의 병을 고백하려 하지 않는 그의 가슴에서 주홍글씨를 발견한다.
그렇게 7년의 세월이 흘렀다. 어느 5월의 늦은 밤, 딤스데일은 집으로 돌아가는 헤스터 모자(母子)를 불러 세워 놓고 셋이서 손을 잡고 교수대 위에 올라가 죄를 고백하자고 한다. 그의 고뇌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헤스터는 전남편에게 그를 용서해 주도록 애원하지만, 복수의 화신이 된 남편 틸링워드에게 거절당하고, 숲에서 목사와 만나 전남편의 정체를 밝힌다.
영국이나 유럽 대륙 어디론가 도망칠 것을 계획하고 있던 헤스터는 새 총독이 부임하여 떠들썩하게 축하연이 벌어진 거리고 나오고, 때마침 선임연설을 하고 있는 딤스데일의 목소리가 교회로부터 흘러나온다. 그뒤 목사는 헤스트 모자를 불러 교수대로 올라가더니, 수많은 청중들 앞에서 가슴을 헤치고 자신의 죄를 고백한 뒤 그 자리에서 죽는다.
2. 작품의 의미
(1) 식민지적 열등감 속의 19세기 미국 문단에 찬란한 예술의 꽃을 피웠던 천재작가 너새니얼 호손(Nathaniel Hawthorne 1804 ∼ 1864)의 작품이다. 간통을 했다는 이유로 가슴에 A(adultery, 간음(姦淫)자를 달고 다녀야 하는 여인고, 간통죄로 괴로워하다 결국 죄를 고백하고 죽는 딤스데일 목사를 통해, 당시의 엄격한 청교도(淸敎徒) 사회와 죄인의 고독한 심리를 잘 나타내고 있는 작품이다. 청교도 사회의 비정함과 형식에 치우친 신앙의 타락, 그로 인한 인간사회의 비극, 그리고 죄의식으로 얼룩진 인간 영혼의 어두운 심연(深淵)이 매우 음울하게 그려져 있다.
(2) 헤스터는 '키가 크고 더할 나위 없이 우아한 용모'를 지닌 여성으로, '숱 많은 검은 머리칼'과 튀어나온 이마, 그리고 너무도 검은 눈동자가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그녀는 바느질로 생계를 꾸려나가면서도 '풍요롭고, 화려한 오리엔트 인의 특징 - 아름답고 호화로운 것을 좋아하는 본성'을 발휘한다. 그리고 가슴에 달린 주홍글씨는 오히려 그녀에게 자신감을 갖게 해, 그녀는 타인의 감추어진 죄과에 감응하는 능력까지 보이게 된다. 또한 자유사상가가 되어 물심양면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뻗치고, 공동사회의 모범적인 여성으로 떠받들어진다. '여성의 강인함'을 몸에 익힌 헤스터의 주홍글씨 A는 '유능한 Able'의 A로까지 해석되게 된다.
작중의 주인공 남자가 정신을 대표하는 딤스데일과 지성을 대표하는 틸링워드로 분열되며, 처음부터 끝까지 서로를 파멸시키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헤스터 프린은 미국 대지에 뿌리내린 강인한 여성의 원형(原型)이 되고 있다. <주홍글씨>가 단순히 삼각관계의 이야기를 넘어서 여전히 사람들에게 감동을 안겨 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하겠다.
(3) 청교도적 삶의 허구 묘사
이 작품은 1640년대 보스턴 식민지 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소재로 하여 청교도가 지배하는 신정(神政)일치의 식민지 사회에서 억압되는 인간의 모습을 19세기 시대정신을 통해 비판하고 있다. 호손은 유토피아적 신세계를 건설하려는 청교도인들의 불완전성을 파헤쳤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3가지 형태의 죄, 즉 세상에 드러난 죄(헤스터 프린), 숨겨진 죄(딤스데일), 그리고 용서 못할 오만의 죄(칠링워더, 싸늘함)를 다루고 있다. 동시에 틸링워드의 타락과 죽음의 파멸을 통해 에덴 동산이 상징하는 이상주의의 꿈이 얼마나 위험하고 실현 불가능한 것인가를 보여주었다.
이에 반해 헤스터와 딤스데일은 처음부터 죄를 범한 불완전한 인간으로 묘사하면서 이들을 통해 서는 죄를 범한 인간, 즉 불완전한 인간이 바로 참된 미국인의 형상이라는 것을 암시하여 동시에 기계문명 속에서 '정원의 신화'를 꿈꾸고 있는 작가와 동시대의 미국인들을 통렬히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호손은 그의 작품들을 통해 도덕적 진실성을 밝히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비록 그의 문학세계가 죄악으로 인해 야기된 고립과 비극이라는 인간사의 어두운 내면에 중점을 두기는 했지만 오히려 호손 문학의 진정한 의의는 죄를 통한 구원의 완성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너새니얼 호손이 만년에 쓴 단편소설로 ‘큰 바위 얼굴’이라는 소재를 통해 여러 가지 인간상을
보여주면서 이상적인 인간상을 추구한 작품이다.
남북전쟁 직후, 어니스트란 소년은 어머니로부터 바위 언덕에 새겨진 큰 바위 얼굴을 닮은 아이가
태어나 훌륭한 인물이 될 것이라는 전설(傳說)을 듣는다.
어니스트는 커서 그런 사람을 만나보았으면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자신도 어떻게 살아야 큰 바위
얼굴처럼 될까 생각하면서 진실하고 겸손하게 살아간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돈 많은 부자, 싸움 잘하는 장군, 말을 잘하는 정치인, 글을 잘 쓰는 시인들을
만났으나 큰 바위 얼굴처럼 훌륭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어니스트의 설교를 듣던 시인이 어니스트가 바로 ‘큰 바위 얼굴’이라고 소리친다.
하지만 할 말을 다 마친 어니스트는 집으로 돌아가면서 자기보다 더 현명하고 나은 사람이
큰 바위 얼굴과 같은 용모를 가지고 나타나기를 마음속으로 바란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닮고 싶은 역할 모델을 설정하여 그 사람이 하는 행동뿐만 아니라
3. 작가 호손
너새니얼 호손(Nathaniel Hawthorne 1804 ∼ 1864)은 1804년 7월 4일 <세일럼의 마녀>로 유명한 매사추세츠 주의 세일럼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상선의 선장이었으나 그가 세 살 때 사망해 형제들과 외가에서 자랐다. 그의 친가나 외가의 선조들이 모두 청교도였던 까닭에 사상과 생활태도에 깊은 영향을 받았으며, 그의 작품 속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짙게 배어 있다. 1925년 보드 대학을 졸업한 후, 28년 처녀작인 <판쇼>를 내놓았지만 별다른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큰 바위 얼굴>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당시 호손은 유유자적한 문학청년으로 대단한 미남자였다고 한다. 이후 잡지 편집과 아동을 위한 글들을 써가며 쉬지 않고 문학수업에 정진, 37년 주옥같은 단편소설을 묶은 <트와이스 톨드 테일스>를 내놓았다. 42년 소피아 피보티와 결혼, 두 사람의 행복한 결혼생활은 후일 이탈리아에서 알게 된 시인 로버트 브라우닝 부부의 금실과도 자주 견주어진다.
하지만 생활고를 지켜보던 주위 친지들의 소개로 세일럼의 세관에서 3년 동안 근무하기도 했다. 1849년 공화당 정부가 들어서자 민주당과 가까웠던 그는 실직하게 된다. 해임의 소식을 듣고 돌아온 남편에게 소피는, "아아, 이제야 진짜 책을 쓰실 수 있게 되었군요."라며 위로했다.
그때부터 모든 것을 끊고 집필에 전념, 이듬해 3월 <주홍글씨>를 발표하여 확고한 인정을 받게 된다. 이어 51년에는 <일곱 박공의 집>을, 그리고 52년에는 그 자신의 이 직접 참여했던 실험적 공동농장 이야기를 그린 <블라이스데일 로맨스>를 잇달아 발표했다. 53년에는 대통령으로 취임한 피어스에 의해 영국 영사로 임명을 받아 리버풀에서 4년간 머물렀으며, 그후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지를 두루 여행했다. 이탈리아에서 3년간 머물며 그곳에서 쓰기 시작한 <대리석의 목신상>을 귀국 후에 발표했다.
1860년 여름 미국 보스턴으로 돌아온 그는 창작력과 함께 점점 건강도 쇠퇴했다. 그후 친구 피어스와 함께 여행을 떠난 그는 미완의 작품을 남겨놓은 채 1964년 5월 객지에서 5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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