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업인들에게 물었다. ‘당신이 가장 자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가장 많은 것은 “지금까지 열심히
일해왔죠.” 그리고 “조직을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제 젊음을 바쳤죠.”와 같은 것들이다.
성실하게 일하고 회사에 충성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이제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젊은 청년들에게만 변화와 글로벌 마인드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조직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
남고, 또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중간관리자급 이상 임원이 변하고, 경영자가 변해야 한다.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이들이 변하지 않고서는 일류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최근에 들어서는 기업들이 임원이나 관리자에게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과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전략적 사고’와 같은 것들을 요구한다. 빠르게 변화해 나가는 환경
속에서 새로운 기술과 문화를 선도해 나가는 것은 기업의 필수적인 과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말은 많이 하면서도 실천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임원들의 경우 이미 오랜 기업 활동을 통해 자기만의 스타일이 확고해 진 상태이므로 과거 경험에 의한 판단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고, 세계 무대에 익숙하지 못한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조건을 어떻게 충족시켜 나갈
것인가?
글로벌화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 버려라
우선 누구도 글로벌화를 피할 수 없는 상황임을 인식하고, 이런 환경속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핵심역량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최근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미국, 유럽을 넘어 중국 등
아시아를 포함하는 전 세계 무대로 경쟁상대가 확대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계 기업이나 국내의 해외 진출 기업이 아니라는
이유로, 국내 시장활동에만 만족하며 세계 시장 환경에 무지한 기업들이 종종 있다. 혹은 해외 영업이나 해외 신규 사업 개척과 관련이 없는 파트에
있다는 이유로 글로벌화가 남의 일인 양 수수방관 하는 관리자들도 많다.
특히 재무회계나 인사를 담당하는 사람들이나 엔지니어들의
경우에는 글로벌 감각이 떨어져 있는 게 사실이다. 일례로 전자 관련 기업의 한 인사 관리 임원은 글로벌 환경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사실 때문에
뒤늦게 후회했다. 인사관리 파트에서 오랜 경력을 쌓아온 이 임원은 자기가 인사관리 분야의 최고 전문가라고 자신했다. 기업의 사정으로 퇴직한 그는
헤드헌터를 만나면서도 자신이 어느 기업이든 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외의 지역사정을 바탕으로 한 지식을 바탕으로 탄력적인 인사 제도를
운영할 수 있기를 바라는 해외 진출 기업에는 적합하지 못했다. 또한 어떤 임원이든 어학실력도 갖추고 있기를 바라는 환경 속에서 영어가 부족하고
해외 문화의 이해가 부족한 이 사람을 채용하려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았다.
결국 한 기업으로 이직하기는 했으나, 본인이 생각했던
조건에는 훨씬 미치지 못하는 상태였다. 흔히 경영자, 임원 혹은 관리자들은 해외 경험이 많고 어학실력이 뛰어난 아래 사람들에게 의지하면서 자신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업이 언제까지 이런 사실을 용인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또 하나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글로벌화의 핵심이 영어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영어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영어가 부족하다고 해서 자신감을 먼저 잃을 필요는 없다. 영어실력만 본다면, 해외 유학을 다녀온 사람들이나 어릴 때부터 영어를
공부해 온 지금 갓 졸업한 대학졸업자들이 훨씬 많은 능력을 갖춘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그들이 무조건 외국인과의 협상능력에 뛰어날 수는 없다.
필자가 해외 시장을 다니며 경험한 바에 따르면, 외국인과의 협상에서 필요한 것은 사업에 대한 맥락을 이해하고, 그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핵심사항을 명확히 밝히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진실을 전달하는 능력이다.
어디에서든 진실은 통한다. 몇 년 전, 해외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프리젠테이션을 할 기회가 있었다. 해외 현지 기업에 있는 외국 기업과 경합이 붙어 상당히 긴장되어 있었다. 영어 실력으로만
봤을 때 현지인과 어찌 대적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몇 일 밤을 세면서 준비한 필자의 프리젠테이션은 그 날 외국인들과의 경쟁을 물리치고 당당히
사업권을 따내는 결실을 맺어냈다. 몇 차례 이와 유사한 경험들을 통해 보면, 어학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진실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혹시 본인이 영어가 부족하다고 해서 글로벌화를 거부해서는 안된다. 꾸준히 영어실력을 쌓고, 글로벌 환경과 문화와 조직을 이해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도전을 통한 성공사례를 만들어라
한편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전략적 사고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조직
생활을 오래 하다보면, 특히 임원들의 경우 개척자의 정신을 갖추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파이오니어적 성격을 가진 사람은 5% 미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실제로 각 기업의 경우를 살펴보면, 신규사업을 추진할 때도 그 사업을 통한 리스크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함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이익이 난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우리 조직의 문화 탓이기도 하다. 열심히
하고서도 해당 사업이 실패하거나 투자에 손실을 가져오면 엄청한 문책을 당하는 반면, 아무 것도 하지 않아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얻지 못했을
때는 아무도 그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
이런 문화를 경험해 왔기 때문에 도전정신을 갖고 위험에 뛰어든 사람은 오래 가지
못한다는 인식이 팽배하여, 오히려 새로운 변화는 피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임원들은 조직 내에서 성공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역할을 해 나가야 한다. 동시에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거나 새로운 문화를 실천하려는 사람들이 용기를 갖고 실천할 수 있도록 제도화
해나가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의 진행과정에 대해 모니터링 해 나가면서 성공적으로 수행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때
기업도, 그리고 자신도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21세기는 다양성의 시대다. 고객들의 취향도 다양하고, 기업환경도 다양하다.
글로벌라이제이션과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전략적 사고를 통해 다양한 문화에 적응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임원의 자세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월간 마이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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