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단순하게, 더 적게, 더 가치 있게”
우리는 흔히 물질만능 사회라 하여 정신적 풍요를 돈의 가치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돈 앞에 펼쳐지는 다양한 인간들의 모습에서 탐욕은 지극히 정상적인 모습을 보이고 “물질보다 정신이 먼저다”라는 말은 교과서에 나오는 도덕적인 이야기로 치부될 뿐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탐욕이 정상이라 하여 그대로 방치한다면 서로를 물고 할퀴는 약육강식의 세계로 변하고 만다. 그러한 세계를 이행하지 않기 위해서 인간은 서로를 보듬어 안고 정신적 교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갖는다. 즉 탐욕을 통해 이루어진 자신의 물질적 풍요를 나눔이라는 지극히 숭고한 행위로 정신적 풍요를 두 배로 배가시키는 일을 말한다.
독일의 베스트셀러 작가 게르트루트 횔러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가치의 순서를 새롭게 매기고 있으며, 탐욕이 자유를 갉아먹고 가치를 먹어 치운다고 역설한다. 이제 탐욕은 자신의 충족감이 아니라 중독이 되었으며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물질적 풍요의 상징인 현대 사회는 과도한 탐욕으로 인해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지나친 상호 경쟁으로 인해 인간 가치의 상실을 가져왔다. 그녀는 탐욕과 인간 가치 상실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나눔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즉 자연에서 세포가 나눔으로써 배가되듯이, 인간 사회도 나눔을 통해 성장하고 신뢰와 믿음, 진실을 더 한층 높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느리게, 단순하게, 더 적게, 더 가치 있게 소비하자는 그녀의 외침은 우리들 자신을 넘어서 모두에게 행복이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들린다.
이 책은 탐욕과 나눔을 중심으로 빠르게 생산하고 소비하는 사회의 병폐를 철학적으로 해석하며 대비되는 언어들을 통해 미래의 희망을 이야기한다. 간혹 작가의 비약이 조금은 지나쳐 논외를 벗어나기는 하지만 날카로운 비판은 곧 해결을 위한 디딤돌이 되기도 한다.
특히 2차 세계대전 이후 앞뒤 없이 숨 가쁘게 달려온 독일의 미래를 위해 아이들의 삶이 중요하다며 부모 세대들의 정신적 치료를 촉구한다.
행복의 의미는 무엇일까. 작가는 행복의 의미조차 사고파는 행위로 간주한 경제학자들을 비판하며, 행복에 관한 새로운 과학을 소개한다. 끊임없이 배고파하는 것. 이것이 모토다. 진정한 행복은 우리를 예속시키는 것을 더 적게, 단순한 것으로 사치스럽게, 나눔의 영토는 더 많이, 베푸는 것을 통한 우위, 실패에 대한 분노와 비겁함을 물리치는 용기, 날카롭고 조용한 무기로서의 친절함을 들었다.
역설이지만 “지배하려는 자는 베풀어라”는 말은 우리 시대에 나눔으로 이끄는 저자의 당부이자 하소연으로 들린다.
저자 및 역자 소개
- 저자 / 게르트루트 횔러
본 대학과 베를린, 뮌헨 대학에서 문예학과 예술사를 공부하고, 1976년부터 문예학과 독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는 활발한 저술 활동과 경제?정치 분야 자문위원으로 활동의 폭을 넓혀, 1997년부터 스위스 기업 CIBA Specialty Chemicals와 Baloise Insurance, Georg Fischer AG의 관리 위원을 맡았고, 1987년부터 1990년까지 도이치 뱅크의 이사회 대변인인 알프레드 헤르하우젠의 홍보 업무를 자문했다. 이밖에도 국방부와 문화예술부, 폴크스바겐의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지은 책으로는 『행복』 『승리자를 위한 게임 규칙들』『권력 시합』 『승리자의 심장 박동』 『늑대들 중의 암늑대』 『의미를 만드는 사람들』 『신뢰가 승리하는 이유』 등이 있다
- 역자 : 이수영
성균관대학교 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쾰른 대학교에서 독문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현재는 전문번역가로 활동중이다. 『오스트리아 음악기행』 『이탈리아 음악기행』 『다르게 보는 아이들』 『여성화가들이 그린 나체화의 역사』 『돌아올 수 없는 사막 타클라마칸』 『블루프린트』 『희망은 있다』 『인상주의』 『회화』 『피터 드러커, CEO의 8가지 덕목』 등을 비롯해 몇 권의 어린이 책을 번역했다.
- 자료출처 / 시대의 창 출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