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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고 싶은 카페, 독서삼매경에 빠져 볼까

북코치 2006. 11. 15. 08:22
책 읽고 싶은 카페, 독서삼매경에 빠져 볼까



(연합르페르)

한길이 환히 내다보이는 카페 창가에 앉아 따스한 커피 한 잔 홀짝이며 책장을 넘긴다. 한 줄 시구(詩句)는 차가워진 마음에 한 줌 온기가 되고, 한 편의 소설은 메마른 가슴에 한 줄기 감로수가 된다. 가벼운 산책길에, 책이 있어 향기로운 공간들을 찾아가 추억의 한 페이지에 담아보면 어떨까?

▲대학가 자유 토론장, 프린스턴 스퀘어(Princeton Square)

이화여자대학교 후문 맞은편 라이브러리 카페 '프린스턴 스퀘어(Princeton Square)'는 대학가다운 분위기가 풍기는 북카페이다. '아이오와', '미네소타' 등 미국 유명대학을 상징하는 깃발과 잘 정돈된 장서들, 밝은 조명 아래 놓인 체리 빛 책꽂이와 넓은 테이블은 미국 유명대학 도서관을 찾아온 느낌마저 전해준다.

장식을 위한 양장본 도서들이 책꽂이 한쪽을 채우고 있지만, 대부분의 책꽂이에는 '썩지 않는 서가를 유지한다'는 모토처럼 최신의 다양한 책들이 한가득 진열되어 있다. 소설, 수필, 사회과학, 문화, 예술, 법률서적 등 장르에도 차별을 두지 않는다. 자칫 편식하기 쉬운 독서습관을 이곳에서라면 고칠 수도 있을 것 같다. 각종 시사잡지는 물론 여행잡지, 영화잡지, 외국 신문도 잘 정리되어 있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편안함이다. 손님을 많이 받기 위해 소파와 탁자를 북적거리게 배치하지 않았다. 탁자는 책을 몇 권이라도 쌓아두고 볼 수 있을 만큼 넓고, 소파는 앉아서 오래 책을 읽어도 허리가 아프지 않을 만큼 편안하다. 커피와 쿠키 향기는 책을 읽는 동안 양념처럼 휴식을 준다.

깔끔한 느낌의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서면 회의공간이다. 16인용 1곳, 10인용 2곳, 8인용 1곳으로 전체를 개방하면 80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화이트보드가 설치되어 있는 회의 공간 사이에는 앉았을 때 서로 보이지 않을 만큼 높이의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다. 그룹들 간의 대화를 조금 더 자유롭게 하고 서로에게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작은 배려이다. 빔 프로젝터, 프린터, 유ㆍ무선 랜 등 소규모 세미나나 회의를 위한 첨단시설까지 두루 갖추고 있다.

프린스턴 스퀘어는 신촌 대학가의 대표적인 북카페이다. 기존 신촌의 번화가에 있을 때보다는 학생들과의 끈끈한 정이 덜하지만 아직도 이곳에는 예전 단골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한다.

금연구역과 흡연구역이 나눠져 있으므로 미리 카운터에 문의해야하며, 음료 주문시 서비스로 나오는 직접 구운 쿠키가 맛이 좋다. 주차는 EF소나타 크기 이내로 오후 5시까지 가능하며, 차 크기가 크거나 오후 5시 이후에는 일반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빔 프로젝터 사용료는 시간당 5천 원.

영업시간 10:00-23:00, 02-363-3410, www.princetonsquare.co.kr

▲샌드위치가 맛있는 아트북 카페, 타셴(Taschen)

서울 동숭동 대학로에서 만날 수 있는 아트북 카페 '타셴(Taschen)'. 커다란 유리창 안으로 보이는 와인 진열대와 중후해 보이는 탁자와 의자, 곳곳에 놓인 화사한 예술 서적들, 그리고 길가 쪽에 돌출한 테이블까지 외관에서 풍기는 고급스런 분위기에 압도돼 들어서지 않는다면 이곳의 매력을 결코 알 수 없다.

카페 타셴은 예술서적 전문 카페이다. 계열사인 마로니에북스와 세계 최고의 예술서 출판사인 독일 타셴사가 '베이식 아트 시리즈'의 공동제작을 계기로 대학로에 아트북카페를 열게 되었다. 따라서 국내에서 타셴이 출판한 예술서들을 가장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곳이다. 무하마드 알리 사진집인 'GOAT. The collector's edition'을 비롯해 패션사진분야에서 에로틱한 누드와 패션사진으로 유명한 거장 헬뮤트 뉴턴의 사진집 'Helmut Newton's SUMO'가 비치되어 있고, 마릴린 먼로 주연의 '뜨거운 것이 좋아'의 완벽한 가이드라 할 수 있는 'Billy Wilder's Some Like it Hot', 천재 예술가 훈데르트바서의 창작물을 모아 최초로 전세계 1만 부 한정으로 찍어낸 'Hundertwasser Complete' 등 예술에 관심있는 이들이라면 꼭 보고 싶어 하는 책들을 만날 수 있다.

이밖에도 일반 독자들로 관심있게 볼 수 있는 고흐, 카라바조, 달리, 뭉크, 클림트, 호퍼, 샤갈, 드가 등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작품을 해설한 뉴 베이식 아트(New Basic Art) 시리즈, 사진과 그림으로 예술을 설명해주는 아이콘(Icon) 시리즈 등도 진열되어 있다.

카페 타셴의 또 다른 자랑은 이곳에서 직접 개발한 샌드위치 메뉴. 그릴에 구운 빵에 신선한 토마토, 양상추, 계란, 닭가슴살, 베이컨을 얹은 '타셴 샌드위치', 에멘탈치즈를 비롯해 햄, 토마토에 건강에 좋은 풀인 르꼴라를 함께 샐러드로 내는 '에멘탈 샌드위치' 등 차별화된 맛을 선사한다. 프랑스, 이탈리아, 칠레, 호주, 미국, 스페인 등 전세계 100여 종의 와인도 준비해두고 있어 와인을 즐기는 예술가들도 즐겨 이곳을 찾는다.

영업시간 11:00-02:00(연중무휴, 주차가능), 02-3673-4115

▲쾌적한 공간 속의 그림책 정원, 초방(ChoBang)

이대 후문 맞은편 한적한 골목길에 위치한 초방(ChoBang)은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책 카페이다. 원래 이 공간은 그림책 출판사인 '초방'이 운영하던 어린이 전문서점이었는데 카페 겸 갤러리로 변신했다.

그림책이나 동화책에서 나올 듯한 넓은 목조 창문과 출입문, 고동색 목조 간판이 깜찍하면서도 차분한 분위기를 풍긴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넓게 트인 공간은 어느 카페에서도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입구에는 어린이들이 앉아서 그림책을 볼 수 있도록 넓은 테이블이 있고, 그 둘레로는 어린이들을 위한 조그만 의자가 놓여 있다. 바로 옆 책꽂이에는 국내외 그림책이 빼곡하게 꽂혀있다.

안쪽으로는 작은 유리 탁자가 띄엄띄엄 놓여 있어 공간이 훨씬 넓어 보이고, 기둥과 벽에는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그림과 그림책이 갤러리에 전시된 작품들처럼 전시되어 있다. 그림책을 만드는 일러스트레이터(작가)들이 자신들이 영향 받은 그림책과 동화책을 모티브로 해서 만든 작품들이다.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 카페지만 어른도 일단 이곳에 발을 들여 놓으면 천진난만한 어린이가 된다. 아이의 손을 붙들고 와서 아이에게 그림책을 보여주다 오히려 부모가 그림책에 푹 빠져 한동안을 보내기도 한다.

초방은 그림책이나 만화책을 만드는 일러스트레이터들이 돌아가며 점원을 맡고 있다. 이곳을 방문한 부모들은 작가들로부터 그림책에 관한 전문적인 설명도 자유롭게 들을 수 있다. 또 존 버닝햄의 '우리 할아버지', 비디오 영어동화 'Charlie Needs a Cloak', 세계 명작소설 베스트셀러인 '빨간 풍선', 러시아 애니메이션 등 어린이용 애니메이션 비디오와 DVD를 비치해두고 있어, 아이와 함께 영화도 감상할 수 있다.

영업시간 11:00-10:00, 02-392-0277, www.chobang.com

▲문학카페, 시가 있는 풍경

창가에 앉아 따스한 커피를 마시며 혀끝에 담아 읊조리는 한 편의 시는 메마른 가슴을 방망이질한다 가을 같은 계절에 어디서 시를 읽으면 어떠하겠냐만 온통 시집으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시구와 시집의 향기에 함빡 취해본다면 어떨까? 마치 영롱한 시 한 편 창작해낸 시인이라도 된 듯한 기분에 휩싸이지 않을까?

문학카페 '詩가 있는 풍경'은 시와 온전히 하나가 될 수 있는 공간이다. 서울 명륜동의 한국시문화회관 지하 계단으로 내려가 문을 열고 들어서면 낡은 흑백사진 속에 모습을 드러낸 맑은 눈동자의 옛 시인들과 조우하게 된다. 김현승, 이상화, 변영로, 윤동주, 천상병 등 고등학생 시절 가슴을 절절하게 울렸던 옛 시인들의 영롱한 아침 이슬 같은 시어들이 그 시절의 추억 속으로 내달리게 한다.

부드럽고 향긋한 머핀 냄새와 70-80년대 대학가 다방에 온 것 같은 분위기의 탁자와 소파들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사방의 벽면에는 시집들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올드 팝송마저 이곳의 분위기를 시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詩가 있는 풍경'은 한국시문화회관이 운영하는 카페로 시집 2만여 권을 소장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큰 '시집의 보물창고'라 할 수 있다. 백석(백기행)을 비롯해 김소월, 노천명, 김현승 시인의 오래된 시집에서부터 최근의 현대시까지 국내 시인들의 시집은 대부분 이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물론 한국 문학과 관련된 문예지와 동인지도 진열돼 있다.

시인들과 직접 만나 작품에 대해 토론하고 즐거운 대화시간을 가질 수 있는 '독자와의 대화'도 마련되고 있다.

영업시간 10:00-22:00, 02-764-4323, www.penart.co.kr

▲외국인을 위한 정보 집합소, 서울 셀렉션(Seoul Selection)

경복궁 옆 삼청동 길 초입 지하 1층의 작은 공간. 이곳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이라면 한번쯤은 꼭 들러야 하는 곳이다. 되도록 빨리 방문할수록 좋다. 한국문화를 엿볼 수 있는 영어판 책자들과 영어자막 한국영화 DVD, 관광정보, 집 구하기, 맛집 정보까지 한국에서 생활하거나 여행하면서 꼭 필요한 것들에 대한 모든 정보가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 외교가에서는 '서울 셀렉션'에 가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말이 흘러나올 정도다.

출입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밝으면서도 은은한 조명이 바(Bar) 분위기를 풍기는 작은 내부가 나타난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책장 속의 외국소설책들. 헌책으로 싼 값에 사들여 다시 싼값에 판매하고 있다. 기둥처럼 생긴 진열장에는 ‘서울 셀렉션’이 발행하는 영문 문화정보 월간지 'SEOUL'이 꽂혀있다. 이 잡지는 서울의 주요 명소와 유적지 및 편의시설, 문화공연 안내 등 외국인들이 꼭 필요로 하는 정보들을 담고 있다.

왼쪽 벽면의 진열대에는 한국의 종교, 예술과 문화, 만화책 등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영문서적이 놓여 있고, 영어로 출간된 한국 소설들도 보인다. 한국에서 영문으로 출판된 거의 모든 책들이 이곳에 있다고 보면 된다. 외국인들이 주고객이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독일 등지에서는 서울 셀렉션을 통해 책을 주문하기도 한다. 복주머니, 거울, 달력, 양초 등 한국의 전통 기념품도 판매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에는 영어 자막의 한국영화를 DVD로 상영하는 행사를 연다. 한국 영화에 관심 있어 하는 외국인들이 꼬박꼬박 찾아온다고 한다. 흥행작이 상영될 때는 앉을 곳이 없을 정도이다. 유명 작가, 예술인을 초대해 책읽기나 대화시간을 갖기도 하고, 외국인 영어강사들을 위해 '영어선생님의 밤'이라는 이벤트를 열기도 한다.

서울 셀렉션은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에게 자연스럽게 알려지면서 세계적인 여행서인 '론리 플래닛(Lonely Planet)'에도 소개됐다.

영업시간 09:30-06:30, 02-734-9565, www.seoulselection.com

글/임동근 기자(dklim@yna.co.kr)ㆍ사진/김주형 기자(kjhpress@yna.co.kr)

(대한민국 여행정보의 중심 연합르페르, Yonhap Rep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