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 그 자체는 빈틈없는 밀봉이며 마침표입니다. 하지만 ‘완벽에의 충동’은 쉼 없이 도전하고 모험하는 진행형이며 빈틈없는 밀봉이 아니라 그 틈을 뚫고 나오는 활화산 같은 역동의 에너지입니다. 그래서 세상을 움직이고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은 ‘완벽’ 그 자체가 아니라 삶의 고투하는 본능으로서 ‘완벽에의 충동’인 것입니다.”
지난 해 세상을 떠난 피터 드러커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갓 대학에 입학한 열여덟 살 때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폴스타프를 관람하고 나서 큰 충격을 받았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그토록 유쾌하고 인생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으며, 믿을 수 없을 만큼 활기가 넘치는 오페라를 작곡한 사람의 나이가 여든 살이었다는 사실 때문이었고, 다른 하나는 바로 주세페 베르디의 다음과 같은 말 때문이었다.
“음악가로서 나는 일생동안 완벽을 추구해 왔습니다. 완벽하게 작곡하려고 애썼지만 하나의 작품이 완성될 때 마다 늘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때문에 나는 분명하게 한 번 더 도전해 볼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이렇게 말한 여든 살의 주세페 베르디가 열여덟 살의 피터 드러커에게 던진 것은 다름아닌 ‘완벽에의 충동’이었다. 그리고 피터 드러커는 이에 화답하기라도 하듯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완벽은 언제나 나를 피해갈 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끊임없이 완벽을 추구하리라”고 다짐했던 것이다.
실제로 주세페 베르디에게서 피터 드러커에게로 전염된 ‘완벽에의 충동’은 피터 드러커로 하여금 95세가 넘도록 글을 쓰고 책을 내도록 견인한 놀라운 힘의 원천이었다.
‘완벽에의 충동’은 우리 내면의 숨은 위대함을 깨우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완벽에의 충동’은 우리 안의 숨은 금광을 발견하고 이를 캐내어 진정한 삶의 희열과 기쁨을 만끽하게 만든다. 물론 그 희열과 기쁨은 몰입의 소산이다.
‘완벽에의 충동’이 이끄는 삶은 철저하게 몰입하는 삶이며 그 몰입의 즐거움으로 충만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완벽에의 충동’은 쉼 없는 자기개선의 동력이다. ‘완벽에의 충동’은 남과의 경쟁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와의 경쟁, 자신과의 싸움을 독려한다. 가장 강한 상대는 바로 자기 자신이며 가장 강한 적도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완벽에의 충동’은 오늘 편한 것에 안주하지 않고 당장은 힘겹더라도 내일 아니 그 이상의 미래를 향해 쉼 없이 나아가게 한다. 아울러 상식과 통념을 깨고 도저히 남들은 상상할 수 없는 지점에 생각의 베이스캠프를 치는 힘 역시 ‘완벽에의 충동’에서 나온다.
결국 ‘완벽에의 충동’이야말로 인간내면의 가장 극진한 욕망이다. 인간의 모든 진보와 진화 그리고 개선은 바로 이 ‘완벽에의 충동’이 이끈 결과다. 우리는 그 끊임없는 ‘완벽에의 충동’ 속에서 날마다 차이나게 변화하며 성장하는 것이다.
이 책은 삶의 고투하는 본능에 충실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여기 수록된 사람들은 모두 ‘완벽에의 충동’을 동력삼아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격정적으로 삶의 위기를 뚫고 삶의 새 지평을 연 사람들이다.
이 순간에 다른 이의 삶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사람이야말로 최고의 인생교과서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아무도 시도해보지 않은 이론이나 주장을 내세우는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실제 사람이 몸을 부딪혀 살아간 인생을 통해 가르침을 주는 책이다. 사람보다 더 좋은 가르침은 없다.
이 이야기들은 모두 삶의 결정적 순간이자, ‘완벽에의 충동’이 그들을 이끈 순간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순간의 스냅사진이다. 그 한 컷 한 컷의 사진 같은 삶의 장면들을 통해 생생한 메시지를 전한다. 이 책은 삶의 단 한순간도 놓치려 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끝없는 열정을 배우고, 단 하루라도 남들과 다른 특별한 인생을 살도록 도와준다.
정진홍 저/ 21세기북스 펴냄/ 1만2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