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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화의 역사

북코치 2007. 7. 2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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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이이화 지음 | 열림원

[북멘토 리뷰]

 역사는 인류가 발생한 시기부터 1987년 6월 항쟁까지 우리나라 역사를 한 권으로 이해할 수 있게 집필한 책이다. 까마득한 옛날, 즉 2백만 년 전쯤 지구 곳곳에 두꺼운 얼음이 덮여 있어 풀도 나무도 동물도 사람도 살 수 없었던 빙하시대부터, 급변하는 정치문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혼란과 시행착오를 거듭해오면서도 우리의 제자리를 찾고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는 바로 이 시대까지, 우리들이 지나온 장구한 역사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역사는 사실들을 기술 나열하는 것이 주가 되어 있음에도, 평생 역사를 연구하면서 지역의식의 타파, 정치사회의 개혁, 신분평등의 실현에 집중하여 저술활동을 해온 저자 이이화의, 우리 역사에 대한 총체적인 관점과 우리 민중에 대한 속 깊은 애정이 살아 숨쉬는 역사 에세이다.

 

  그동안 우리 역사는 여러 고비와 상처를 겪어왔다. 예전 시대에는 사대적 접근으로 자주성이 상처를 입었고 근대에 들어서는 서구 제국주의적 이론으로 정체성(停滯性)에 빠져들었고 현대에 들어서는 독재정권 또는 미국 패권주의에 매몰되기도 했다. 또한 우리의 의식 속에는 어딘지 우리 역사는 왜소하고 기상이 모자란다는 선입견이 자리잡고 있다. 주변 민족들은 중국에 왕조를 세우기도 하였고 일본은 군대를 보내 중국 땅 절반 이상을 차지한 적이 있었다. 오직 조선만이 그러지를 못하였으니 조선 민족은 진취적 기상이 부족하고 개척자적 정신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국가주의와 민족주의는 퇴색하고 있으며 기성 권위는 부정되고 있는 오늘날에 다시금 우리 역사를 되돌아보았을 때, 즉 평등적 개체를 인정하거나 인권을 존중하는 경향으로 흐르고 있는 세태를 고려해볼 때, 우리 역사는 오히려 아주 바람직한 방향으로 진전되어왔다고 정의할 수 있다. 결코 남의 민족이나 나라를 억압하지도 않았고 침략하지도 않았던 것이다. 그러면서 역사를 중단 없이 이어왔던 것이다. 까마득한 석기시대의 고대 역사까지도 기록되어 있으며 파란만장한 질풍노도를 겪어온 우리 역사는 때로 눈물을 흘리게 하기도 하고 때로 분노를 토해내게 하기도 한다.

 

  이렇듯 내용이 풍부하고 재미있는 우리 역사는 그동안 재미없는 역사로 간주되어오기도 했다. 예전 왕조시대의 지배자들이나 식민지 제국주의 세력들이나 근대와 현대의 독재자들이 역사를 지배이데올로기의 무기로 내세워 이용물로 만들었던 것이다. 이를테면 적자생존, 우승열패를 내건 진화론은 다른 민족을 압제하는 무기였던 것이다.

 

[생각하며 책읽기]

  지금의 우리에게 올바른 역사의식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오늘날 세계는 역사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역사의 경우, 현재 중국에서는 ‘동북공정(東北工程)’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고대사를 마구잡이로 왜곡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식민지 지배 정책을 미화하여 한국 근대화에 기여하였다고 강변하면서 군위안부 등 인권 유린의 만행을 부정하고 있다.

 

  “이런 역사 문제들이 오늘의 우리 삶과 관계가 없는 묵은 이야기인가? 결코 아니다. 아니고말고. 바로 우리 고대사를 왜곡하는 저의는 무엇인지, 우리 근대사를 부정하는 의도는 무엇인지, 한번 곰곰이 따져보면 결론이 쉽게 풀릴 것이다.”

 

“옛 역사를 오늘의 거울로 삼아 교훈을 얻는다”는 말의 참된 의미를 다시금 일깨우는 이이화의 역사는 역시(試)를 준비하는 이들에게도 유익한 한 권의 책일 뿐만 아니라, 세계화 시대일수록 올바른 역사의식이 필요하며 그것이야말로 우리의 현재를 일으켜 세우는 진정한 힘이라는 것을 되새기게 하는 우리 시대의 소중한 역사다.

 

             [한국양서보급중앙회 북멘토&북코치클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