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는 지금 튜닝중…신제품이라도 평범하고 똑같은 건 싫다 |
서울의 한 초등학교 6학년인 정모(12)군은 튜닝 마니아다. 정군이 지니고 다니는 물건은 대부분 기성제품이지만 아무데서나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원래 하얀색이던 스니커즈 운동화는 알록달록하게 색깔을 입혔고,실내화도 검은색 매직으로 ‘퓨마’ 상표를 그려 넣었다. 휴대전화는 튜닝 전문 업체를 통해 파란색으로 도색했다. 샤프 몸통은 볼펜 몸통으로 바꿨다. 10대들 사이에 튜닝 바람이 뜨겁다. 운동화 샤프 볼펜 필통 실내화 휴대전화 안경에 이르기까지 튜닝 현상이 전염되고 있다. 성인들이 자동차 컴퓨터에 돈을 투자해 성능을 끌어 올린다면 초·중학생들은 돈을 적게 들이고도 남들 앞에서 개성을 뽐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서울 이수초등학교 5학년 이진주(11)양은 “실내화 샤프 등을 튜닝하면 친구들에게 관심을 끌게 돼 친구들 사이에 꾸미기 경쟁이 많다”고 말했다. 서울 배문중학교 1학년 김정훈(13)군은 “실내화에 나이키 상표를 그리려 했는데 지렁이처럼 되고 말았다”며 “친구들 사이에서 아디다스 퓨마 등 유명 상표를 그리거나 바둑판 처럼 흰색·검정색 체크 무늬로 색칠하는 게 유행”이라고 했다. 서울 가락동 가주초등학교 김모(26) 교사는 “아이들이 실내화에 매직으로 만화 캐릭터,유명 상표를 그려넣거나 큐빅을 달아 신고 다니는 경우를 종종 본다”고 말했다. 샤프·볼펜 튜닝에 빠진 10대들도 많다. 샤프 몸통을 볼펜 몸통이나 샤프심 통으로 바꾸거나,샤프 클립을 모아 한쪽 방향으로 고정해 날개 모양을 만드는 방법 등이 주로 사용된다. 샤프 튜닝은 인터넷 다음에만 20여개의 카페가 개설돼 있고,카페마다 수백명∼1만여명이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밖에 필통이나 노트에 연애인 사진을 둘러 치장을 한다든지,안경 렌즈에 스티커를 붙이거나 아예 렌즈에 구멍을 뚫어 큐빅을 박기도 한다. 휴대전화,시계 튜닝은 도색하거나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자금과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지만 관련 사이트를 통해 기술을 배운 뒤 직접 도전하는 10대들도 있다. 휴대전화 튜닝 전문업체 ‘튜센’은 “청소년들은 비용부담이 있기 때문에 손재주가 있는 친구들을 통하거나,튜닝 사이트를 통해 전문기술을 배운 뒤 직접 만드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 하은혜(아동심리학) 교수는 “튜닝 열풍은 일종의 동조·모방 현상으로 청소년들이 심리적인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면서도 “너무 몰두할 경우 인터넷·게임 중독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 튜닝(tuning)=‘조율·개조’라는 뜻으로 기성 제품의 외관을 꾸미거나 성능을 변화시키는 것. 1990년대 중반부터 자동차·컴퓨터에 유행했으며,최근에는 개성을 중시하는 풍토에 따라 대부분의 생활용품으로 번지고 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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