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이야기

“요코이야기에 피 거꾸로 솟는다” 네티즌 ‘격분’

북코치 2007. 1. 18. 14:07

요코이야기에 피 거꾸로 솟는다” 네티즌 ‘격분’

[데일리안 변윤재 기자]한국인이 일제 패망 후 일본인을 적대시했다는 실화소설에 네티즌들이 격노하고 있다.

◇ 일제말기 한국인들이 일본 아녀자들을 위협하고 강간을 일삼았다는 내용의 미국 중학교 교제 "SO FAR FROM THE BAMBOO GROVE (대나무숲 저 멀리)"와 한글판 "요코 이야기". ⓒ 연합뉴스
한국출판사에서 번역한 ‘요코이야기’(영문명 ‘So Far From The Bamboo Grove’ : 대나무 숲 저 멀리)가 미국 전역 중학교 교재로 사용됐다는 뉴스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친일 논란이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한편, 한국이 일본의 정략적 일제 미화에 무방비라는 질타가 매섭다.

17일 오전 현재 요코이야기는 포털검색사이트인 ‘
다음’ 실시간 검색어 2위에 올랐다. 이같은 현상은 다른 포털사이트도 마찬가지. 네이버, 야후 등에서도 검색어 2~4위권을 형성했다.

네티즌들은 “요코이갸기는 역사적 왜곡이며 강자의 오만함과 문화적 침략 의도가 혼합된 일본의 의도가 깔렸다”는 내용의 게시물들을 블로그, 댓글 등을 통해 빠르게 퍼나르고 있다.

국내 유수의 출판사에서 번역한 이 책은 일제강점기 함경북도 청진에 살던 일본인 소녀가 1945년 8월 일제 패망 후 격변의 소용돌이를 뚫고 어머니 언니와 함께 일본으로 ‘피란’가는 과정을 그린 장편 소설.

문제는 요코이야기가 부녀자 강간 등 전후 일본인에 대한 한국인의 박해가 강하게 묘사된 데 이어 일제가 정당한 방법으로 한국을 점령한 것으로 기술해 미국인들과 미국내 한인 청소년들에게 한국인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

더욱이 책의 저자인 요코 가와시마 왓킨스(73)씨는 자신의 ‘체험담’임을 강조하고 있으나 당시 역사적 상황, 저자 아버지의 전범 기록 등을 고려할 때 소설의 내용은 설득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신빙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저자의 아버지, 가와시마 기요시가 ▲ 일본731부대 의무소장이자 생산부장으로 ‘마루타’였던 한국인·중국인 등에 대해
생체실험을 직접 실시했고 ▲ 페스트균을 사용한 세균폭탄을 중국부대에 사용했으며 ▲ 만주에서의 일 때문에 가족들까지 현상금이 걸려 전후 시베리아에서 6년을 복역한 전쟁 범죄자라는 점에서 가해자가 피해자인 양, 사실을 왜곡하고 ‘나쁜 한국인과 착한 일본인’의 이분법을 드러내고 있다는 비판이다.

◇ 네이버 뉴스 달린 네티즌 댓글. 비난과 분노의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네티즌들은 저자인 요코씨에 대해 “자신의 아버지가 한 일을 토대로 쓴 소설이 아니냐”고 비꼬면서 “얼굴에 철판 만개쯤 간 뻔뻔한 여자”라고 성토했다.

다수의 네티즌들은 “원숭이(일본인을 가리키는 은어)”라고 표현하며 반일감정을 표출하고 있다.

네티즌 ‘guccinr’는 “원숭이판타지 소설”이라고 격하한 뒤 “당시 일본군이 길가에 깔려있었는데 무슨 헛소리냐”고 반박했다.

또다른 네티즌 ‘krang12’는 “역사를 잘못알고 있는 우매한 섬나라 사람”이라고 규정하면서 “보복없는 대한민국, 국력없는 대한민국이 일본을 이렇게 만들었다”고 통탄했다.

‘angus42’는 “자기 아버지가 한 일을 보고 쓴 ‘실화소설’이 아니냐”고 비아냥댔고 ‘dorisin’는 “피가 거꾸로 솟는다”, ‘sejw7’는 “폭력을 수반한 힘으로 극악한 일을 저질렀으면서도 먼 나라 얘기하듯 말하는 걸 보니 면상에 철판을 만개쯤 깔았나보다”라고 격앙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또 네티즌 간 반일·친일 설전 또한 뜨겁다.

요코이야기를 읽어봤다는 일부 네티즌들은 “전쟁에서의 개인의 아픔을 그린 책”이라며 “해방 후 혼란한 사회상과 일본인에 대한 적대감을 고려할 때 가능성이 있는 얘기인데 특정 부분에 집중하는 폐쇄적 민족주의, 피해망상증 때문에 이렇게 들끓어야 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친일의 망령이 아직 대한민국에 살아있다”면서 “악플러” “X티즌” 등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상황.

이와 함께 미국 전역에 교재로 채택될 때까지 한국 정부는 무엇을 했느냐는 냉소와 회의적 반응도적지 않다.

네티즌 ‘pcsil’는 “미국전역에 교재로 채택되는 과정 중 한국정부는 뭘 하고 있었는지 궁금하다”며 “이 정권은 더이상 바랄게 없는 정권이냐”고 질타했고 또다른 네티즌 ‘gomenne’ 역시 “재외국민 보호와 외국에서 한국이미지관리 못하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 문학동네 홈페이지.
한편 요코이야기 출판사인 ‘문학동네’의 경영태도와 철학을 문제삼는 네티즌의 목소리도 높다.

현재 문학동네 사이트는 접속자 폭주로 다운된 상태다.

네티즌들은 “출판계가 어렵다던데 돈이라면 자국의 역사와 자긍심을 훼손해도 좋다는 생각이냐” “점점 X팔려지는 나라, 개념상실 출판사” 등 불쾌함을 드러냈다.

‘ica99’는 “적어도 
게이트키퍼로서 돈벌이보다는 독자들에게 양질의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데 스스로 피해자인양 포장한 이 책을 어떻게 출판할 수 있느냐”며 “문학출판사로서의 가치를 3류로 폄하시켰다”고 힐난했다.

‘shinhyunmok’는 “문학은 문학으로 봐야 한다는 말은 틀린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문학의 영향력을 알면서도 발간한 출판사의 발상은 위험천만한, 민족혼을 팔아먹는 만행”이라고 꼬집었다./ 변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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