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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발견하는 한국사

북코치 2008. 7. 2. 17:36


[북멘토]기본적으로 우리는 한국사를 알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한국사에 대하여서 그리 많이 알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있는지 중국이나 일본인들이 우리 역사 를 왜곡한 상황을 갖고서 목소리를 높이지만 그 때 뿐인 모습을 발견한다. 거기에 텔레비면 역사드라마는 정말 더 한층 심각하다. 한국사에 관심을 끌리게 하는 것 같으나 오히려 우리 스스로가 역사왜곡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난 역사에 대한 관심이 많아 <대왕세종>이나 <이산> 같은 역사드라마를 빼놓지 않고 챙겨 본다. 하지만 픽션이 많이 가미된 사극만으로는 왠지 허전한 느낌이 있어 <역사스페셜>, <한국사전> 류의 역사 관련 다큐멘터리도 가급적 놓치지 않으려 애를 쓴다. 한데 그러고도 확실한 역사의 흐름과 맥이 잡히지 않아 답답하다.

불현듯, 무엇이든 맥을 잡고 흐름을 파악하는 데는 책만 한 것이 없지, 하는 생각이 들어 주말에 맘먹고 서점엘 나간다. 두 시간 넘게 역사 코너를 빙빙 돌며 내게 꼭 맞는 한국사 책을 눈에 불을 켜고 찾지만 딱이다 싶은 책이 보이질 않는다. 즉 독특한 형식에 충실한 내용을 갖추고 있고, 아주 재미있게 읽히면서도 기존의 한국사 책들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주장과 관점으로 무장한 그런 책 말이다. 왜 시중에 나와 있는 역사책들은 이렇듯 하나같이 지루하고 딱딱하고 천편일률적일까?

어느날 인가 "나는 조선이다"라는 책을 통해서 이한작가를 알게 되었고, 그에 책내용을 보면서 , 『다시 발견하는 한국사』를 읽게 되었고, 이책을 통해서 많은 분들이 읽어 볼 것을 권한다. 이 책의 저자 이한은 『조선기담』, 『나는 조선이다』와 같은 책을 통해 역사를 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왔다. 또한 그는 다른 책들에서는 찾기 힘들었던 흥미진진한 역사 속 숨은 이야기들을 지속적으로 소개하여 한국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애써왔다. 이 책은 그 연장선상에서 독자가 미처 알지 못하고 있던 한국사에 숨은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하고 역사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출간되었다.

이한선생님은 단군신화부터 고려시대에 이르기까지 거의 4,000년에 가까운 기나긴 우리 역사에서 매우 흥미진진하면서도 한국사의 흐름과 맥을 짚어내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되는 59가지 테마를 골라 찬찬히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다시 발견하는 한국사』는 우리 역사의 큰 숲을 보는 날카로운 눈과 통찰력을 갖고 싶어 하는 성인뿐 아니라 달달 외는 한국사 공부에 싫증난 중고생이나 호기심이 왕성한 십대들도 꼭 한번 읽어볼 만한 책이다.

이 책에는 매우 흥미진진하면서도 우리의 낡은 상식과 틀에 박힌 생각을 뒤집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예컨대, 학창 시절 국사시간에 배워 그 이름을 알고 있고, 얼마 전 MBC 사극 <주몽>을 통해 대중에게 더 많이 알려지게 된 고대국가 부여에 대한 내용을 보자. 부여는 우리나라보다 중국에 더 잘 알려진 나라이다. 부여뿐 아니라 고구려, 백제 등의 역사는 우리의 역사서보다 중국의 부록 역사서인 『열전』에 더욱 자세히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부여는 열전의 순서에서 고구려나 백제보다 앞서 있고 평가도 후한 편이다. 이에 따르면, 부여 사람들은 하얀 옷을 즐겨 입었고 예절을 알며 온순했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고구려 사람들은 사납고 야만스럽다고 적고 있는데, 이는 아마도 중국과 끊임없이 전쟁을 해온 탓일 것이다.

‘하얀 옷을 즐기는 온순한 나라’ 하면 언뜻 평화로운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 부여는 굉장히 살벌한 나라였다고 한다. 도둑질을 한 사람에게 12배로 갚게 하고, 여자가 질투를 하면 죽여서 그 시체를 남산에 버렸을 정도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심한 가뭄이 들면 부여는 왕이 정치를 잘못한 탓이라고 왕의 목을 베거나 쫓아냈다는 것이다. 저자는, 아마도 나라에 가뭄이 들었을 때 왕이 가진 생명력이 다했다고 보고 살해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발해에 대한 내용도 자못 흥미롭다. 저자는 발해의 역사가 차츰 소외되고 더 나아가 거의 잊혀지게 된 주요한 원인을 역설적이게도 ‘발해의 고구려 계승의지’에 있다고 주장한다. 발해와 고려는 모두 고구려 계승 의지를 천명했는데, 바로 그 때문에 발해가 망하고 왕족을 비롯한 발해 유민이 대거 고려에 귀순한 뒤 고려조정은 고의적으로 발해의 역사를 외면했다는 것이다. 다음의 내용을 보자.

왕건이 개국 당시 받아들인 수많은 발해의 유민을 통해 발해 역사를 정리해 책으로 남겼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러지 않았다. 덧붙이자면 삼국사기조차 발해 역사를 외면해 버렸다. 이로 인해 발해 역사 대부분이 사멸되었는데, 훗날 조선시대 역사가 유득공(得恭)은 발해고(渤海考)를 정리하면서 바로 이 점을 성토했다. 그리고 자신이 수집한 발해 역사를 책으로 정리하면서 이것은 정사(正史)가 아닌 초고에 불과하다며 ‘발해고’라는 이름을 붙였다. 고려가 건국되던 무렵에는 발해가 갓 망했을 즈음이니 발해 역사를 기억하는 사람도 있고 서류나 책도 있었을 것이다. 만약 고려가 이러한 사료들을 모아 발해사(渤海史)를 정리했다면 발해에 대해 좀더 풍부하고 정확한 내용이 알려졌을 것이다. 기록은 정말 중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정리해 후세에 전해주는 것은 훨씬 더 중요하다.


2장. 삼국시대의 「호동왕자는 낙랑공주를 정치적으로 철저히 이용한 뒤 죽게 만들었다?」 꼭지에서도 재미있는 관점이 발견된다. 저자는 이 글에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호동왕자와 낙랑공주 이야기에 나오는 자명고와 자명각, 즉 적군이 침입하면 스스로 울어 위기를 알렸다는 낙랑의 신비한 북과 나팔을 ‘고도로 발달한 명령체계와 정보 전달 시스템’이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러면 자명고와 자명각은 무엇을 의미할까? 당시에 자동기계가 있었을 것 같지는 않다. 북과 나팔은 춘추전국시대부터 병사들에게 신호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였다. 북은 전진을, 나팔은 후퇴를 의미하는 신호로 이용되었던 것이다. <고구려본기>에 따르면 낙랑국을 정벌하기 위한 고구려의 노력은 연거푸 실패로 돌아갔는데, 그 이유는 낙랑국이 이들 악기 덕분에 미리 알고 철저하게 대비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구려군이 몇 번이나 기습공격을 감행했지만 그때마다 상대방은 이미 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그만큼 낙랑의 정보 전달이 신속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낙랑군의 일부로 중국의 선진 문물과 제도를 받아들인 낙랑국이 파발이나 봉화제도 등을 갖추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 영문을 모르는 고구려인이 낙랑국에 신비한 북과 나팔이 있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을까?


이밖에도 이 책은 「걸출한 인재였던 온달을 기득권을 쥔 귀족과 역사가들이 바보로 만들었다는데…?」, 「희대의 로맨스 주인공 서동이 사실은 원효대사였다고?」, 「통일신라시대 최고의 문장가 최치원도 한때는 취업난에 시달리는 백수였다?」, 「『동국이상국집』의 저자 이규보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어용지식인이었다는데…?」 등의 꼭지를 통해 우리의 통념과 낡은 상식을 통쾌하게 깨뜨릴 뿐 아니라 새롭게 역사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책 표지면 글이 한국사를 통해서 다시 발견할수 밖에 없는 도전을 주게 되었다." 역사는 변함없이 멈춰 있는게 아니다. 미처 알려지지 않았던 부분이 나중에 밝혀지기도 하고 학교나 책에서 배웠던 것과 다른 사실을 찾아낼수도 있다. 역사는 곧 인간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사를 음미할때는 여기를 잘라먹는 것이 달콤할수도 있지만 저기를 씹어보면 또 다른 맛과 향기가 나기도 한다." 이 맛에 사실 나는 한국사를 좋아한다. 그리고 많이 읽혀질뿐 아니라 역사의식을 제대로 전달받아야 된다고 여긴다. 이에 이책을 통해서 미래를 달려가는 한국인의 저력을 다시금 높이기를 바라면서 우리 역사의 우수성을 다시금 생각하며 책읽기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