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책을 읽어 가는 속도와 받아 들이지 못하는 속에서 나또한 세대 공감에 대해서 너무나 치우쳐 있음을 알게 되었고, 내 생각을 버리고서 편견없이 읽어 내려갔다. 이트 앤 러브 작가 요코모리 리카의 말에서도 나오듯이 연작 단편으로서 배경의 인물들에 연령별로 스물,스물둘,스물여섯,서른네살,마흔살의 나이에 이른 등장인물들이 각자 일인칭 시점에서 자신의 사랑과 섹스와 음식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는 것이다.요코모리 리카는 이 소설을 집필하기에 앞서 여러 다양한 세대 사람들이 무엇을 먹고 있는지알기 위해 미식가,커리우먼,멋쟁이 젊은이 등에 세사람을 취재하면서 얻은것을 토대로 이 소설을 쓰게 되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노자키 신이치로는 땅딸막한 키에 잘생긴 편도 아니고, 부자도 아니며 심지어 성격까지 나쁘다. 다만 그가 남들보다 특출한 점이 있다면 2년 전 카피라이터 신인상을 수상하며 카피라이터로서의 재능을 인정받았다는 것. 그러나 그는 변변치 않은 외모에도 불구하고 늘 이런저런 종류의 여자들과의 관계가 끊이질 않아 스스로 꽤나 잘났다고 생각하고, 여자들과의 관계를 아주 가볍게 생각하는 한심한 부류의 남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노자키 신이치로에게 2년 전부터 연모해 왔던 연상의 유부녀 에구치 미라이가 초대를 하게 되고 ,그는 그녀의 유혹에 넘어가 그녀와 하룻밤을 보낸다.
돈과 아름다운 외모, 그리고 완벽한 남편까지 가졌지만 노자키 신이치로 같은 남자와 원나잇스탠드를 즐기는 에구치 미라이, 겉으로 보기에는 완벽한 남편이지만 늘 젊은 연인을 두고 사는 에구치 미라이의 남편 에구치 게이슈, 에구치 게이슈의 정부 기시타 미오, 노자키 신이치로의 애인이지만 이제는 버림받은 여인 가와카미 야스요, 노자키 신이치로의 현재의 애인 나카다 유코, 노자키 신이치로의 어시스트 고지마 미키. 각기 다른 상황에 처해있는 남녀의 얽히고설킨 맛있고, 묘한 사랑과 인생 이야기가 펼쳐진다.
요코모리 리카의 국내 데뷔 소설인EAT & LOVE 이트 앤 러브는 한 마디로 감각적이며, 관능적인 동시에 쿨한 소설집이라 표현할 수 있다. 총 여섯 장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이 소설에는 각기 다른 환경과 연령대의 거미줄처럼 이어진 두 남자와 다섯 여자가 등장한다.
그들의 인생은 저마다 음식으로 표현될 정도로 맛깔스러운데 특히 이 작품에서 오색찬란한 색채의 음식을 통해 심플하게 에너지를 발산하는 현대 여성들의 모습은 작가의 이 시대에 대한 이해를 독특하게 보여준다. 적당히 이기적이며 적당히 선량한 각 인물들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지극히 세속적이고 현실적인 사랑을 절묘하게 포착한다.
EAT&LOVE에는 트렌드 칼럼니스트와 에세이스트로서 다져진 수많은 배경지식과 여성작가로서의 장점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다. 라즈베리 무스, 딸기 타르트, 벨리니 등과 같이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군침 도는 음식이 등장하여 밥벌이 전쟁터에서 무뎌진 우리의 연애와 사랑에 대한 감성을 강렬하게 자극한다.
짧은 에피소드를 모은 소설집이지만 여운은 장편소설만큼이나 길게 남아 한동안 심각하게 되새김질을 해야 한다. 패션 칼럼처럼 화려하고 톡톡 튀며 재미있는 글로 뉴요커와 런더너들이 열광하는 일본 여류작가이며, 성에 관대한 일본에서조차 ‘적나라한 풍속소설가’라는 칭호가 붙은 요코모리 리카. 그녀가 잡아낸 현대 여성들의 인생 공식은 사랑(섹스를 포함한)+먹는 것이다.음식에피소드에 서로 연관된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들을 유기적으로 담고 있는 이 소설책에는 여섯가지단편으로 소설을 다루고 있다.
제1화 라즈베리 무스 : 노자키 신이치로
초대, 오르되브르, 메인, 디저트, 마르, 라즈베리 무스
제2화 벨리니 : 에구치 미라이
주말부부, 신혼여행, 소바., 와라비모치, 순나물무침,이태리 벨리니
제3화 구즈키리 : 기와카미 야스요
문병, 편의점 푸딩, 젤리. 병원음식.구즈키리
제4화 편의점 삼각 김밥 : 나카다 유코
참치 마요네즈 빵, 명란젓 삼각김밥, 다섯 종류 미니 삼각김밥. 편의점 삼각 김밥
제5화 딸기 타르트 : 고지마 미키
췌장암, 간표마끼, 이탈리아, 오사카스시, 빨간 한국음식, 빨간 딸기 타르트
제6화 밥과 국과 채소절임과 : 기시타 미오
정부, 승천하는 용, 파파, , 밥과 국과 채소절임
연인과의 사랑은 몸에서 작용하는 특정한 호르몬의 활성으로 몸이 좋은 상태의 컨디션을 유지하게 해준다. 이러한 상태에서 식사하게 되면 맛을 감지하는 능력 또한 상승되고 몸에서 일어나는 반응 또한 온몸으로 즉시 퍼지게 된다.
또한 연인과의 식사는 유명한 요리사의 맛있는 요리에서도 느낄수 없는 만족함을 누릴수 있게 해준다. 연애 초기의 연인과의 식사는 일생에 있어서 최고의 맛을 즐길수 있는 선물인 것이다.
결국 맛있는 음식은 몸에서 느낌으로 반응하는 세포의 영역이 넓고 그 맛의 여운이 길게 일어날 때이다. 연인과의 식사는 최고의 컨디션을 가조 식사하시 때문에 부정적인 감정들이 많이 녹아 내린다.
EAST&LOVE의 후기에서 '사람은 먹는것, 그 자체로 이루어진다'라고 말을 하고 있다. 이책을 읽으면서, 나이가 든 사람으로서 가슴이 꽁당거리고, 혹여 이런책을 미성년자들이 읽어 보면 어떻게 생각할까 하면서 이책은 우리나라에서는 19이하는 볼수 없는 밀봉해서 판매되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을 해보았다.
물론 내가 생각하는 만큼 청소년들이 이책을 이상하게 여기지는 않고, 심도 있게 읽을것이라고 여기기도 하지만 문화적인 정서가 다른 방향에서 살아가고 있는 나로써는 제목만 갖고서는 책을 골라서 읽다가는 머리만 복잡하고, 이상한 생각에 사로 잡힐것 같은 생각이 드는것은 무엇일까?.정말 먹는것,섹스,돈 이세가지에 대해서 항상 당당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요코모리 리카가 가진 아름다움에 대해서도 외모만 치장되어 있는 번지르르한 미녀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 작품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통속적인 남존여비 사상을 비판하고 동시에 그속에서 억압적인 사회구조의 사슬을 깨뜨리는 주인공을 그리고 싶었다고 하는 것이 저자의 그 시대상에 모습을 이 소설을 통해서 여실히 보여 주고있다.요코모리 리카의 실제적인 삶의 체험을 바탕으로 해서 쓰여진 현실적인 캐릭터,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력 이야말로 일본의 수많은 여성들이 그녀의 작품에 공감하고 지지하는 이유라고 볼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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