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 그 뜻밖의 모험」은 전도라는 모험에 뛰어들도록 사람들에게 용기를 북돋는 개인적인 이야기라 할 수 있는데, 이 책을 쓰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전도가 지닌 가치가 다른 어떤 가치보다 빠른 속도로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새어나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지금 교회는 성경공부나 기도, 공동체 같은 여러 중요한 가치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복음전도도 그중 하나죠. 그런데 저는 이제까지 이렇게 불평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내 신앙생활은 너무나 메말랐어. 마치 사막 한가운데 살고 있는 것 같아. 그런데 말이야, 옆집에 믿지 않는 친구가 살고 있는데, 그에게 그리스도를 전할 기회를 달라고 열심히 기도하는 중이야. 다음 주 점심식사에 그 친구를 초대했거든. 하나님이 그 시간을 통해 영적인 문제를 이야기할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죠.
복음전도와 변증론이 어떤 변화를 겪어왔나요?
둘 다 더 관계 중심으로, 이야기 중심으로 변화해왔습니다. 유명한 기독교 변증가 조쉬 맥도웰(Josh McDowell)이 대학 캠퍼스에 가서 왜 성경을 믿어야 하는지 설명합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몰려들고 신앙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그런데 그중 너무 많은 숫자가 그리스도에게 나아오다가 도중에 걸음을 멈추고 맙니다. 조쉬 맥도웰도 처음엔 그 이유를 몰랐어요. 이제 그는 방법을 바꿔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있습니다. 그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알다시피 저는 주정뱅이의 아들이었습니다. 이 사실은 제 인생은 물론 아버지와의 관계에 정말 많은 영향을 끼쳤어요.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제가 영적인 것을 추구하게 만들었죠. 기독교가 바로 제가 찾은 증거입니다. 복음은 제 인생을 변화시키고 아버지와 화해하게 했어요.” 그의 고백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가 되는 것이죠. 제가 하는 사역도 바로 이야기에 관한 겁니다. 저 역시 제 이야기를 합니다. 저는 무신론자였습니다. 기독교에 냉소적이었죠. 그런데 제 아내가 그리스도인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기독교에 대해 이것저것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여기 제가 찾은 증거가 있습니다. 내가 어떻게 그리스도를 받아들이고, 이것이 어떻게 나를 바꿔놓았는지요. 보세요, 이것도 하나의 이야기입니다.
요즘 저는 포스트모던 시대를 사는 미국인들이 이야기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곤 합니다. 신자들이 작은 모임을 꾸리고 그 모임에 불신자를 초대하는 거대한 흐름을 보면서 흥분이 됩니다. 알파 코스도 이런 접근 방식을 취하죠. 미국 동부의 ‘네이버후드 바이블 스터디스’(Neighborhood Bible Studies)라는 단체도 한동안 허우적대다가 이제 새로운 리더를 만났습니다. 바로 메리 쉘러(Mary Schaller)인데, 앞으로 6년 안에 2만5000개 소모임을 만드는 게 그녀의 목표입니다. 단체 이름도 ‘큐 플레이스’(Q Place)로 새롭게 바꾸었죠. 윌로크릭 교회에서도 이런 소모임을 여러 개 시작했습니다. 한때는 소모임에 참여하는 불신자 수가 모두 합해 1100명에 이르기도 했습니다. 불신자가 이 모임 중 하나에 합류해서 정착하면, 열 명 중 여덟 명은 신앙을 갖습니다.
「전도 그 뜻밖의 모험」의 요점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당신이 한 번에 모든 것을 다 할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한 사람을 그리스도에게 이끄는 데에는 여러 가지 작은 단계들이 있습니다. 당신은 그 고리 중 하나의 고리가 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시작하는 고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많은 경우에 중간 고리로 쓰임을 받죠. 물론 때로는 마지막 고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윌리엄 레인 크레이그(William Lane Craig) 같은 몇몇 기독교 변증가들은 우리가 포스트모던 사회에 살고 있다는 주장을 반박하기도 하는데, 어떻습니까? 우리가 사는 이 사회가 포스트모던 사회인가요?
상대주의와 다원주의가 이미 뿌리를 내렸습니다. 특히 대학 캠퍼스에서 만나는 많은 불신자들이 이런 세계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여기에 대응을 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에게 다가갈 때 사용하라고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도구들을 모두 던져버리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상황에 맞추어 적응할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예수 사건」 때문에 유명한 학자를 인터뷰하던 중에 그분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그런데, 당신 책을 읽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리, 우리는 포스트모던 세계에 살고 있어요. 사람들은 더 이상 예수님의 존재에 대한 역사적 증거 따위에는 관심이 없어요. 신경도 안 씁니다. 당신 책을 읽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당시에는 그 말을 듣고 정말 낙담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예수 사건」이 나오자 사람들이 제게 다가와 이야기하더군요. “하나님이 이 책을 사용하셔서 저를 그리스도에게로 이끄셨습니다”라고요. 16세에서 24세 사이의 젊은이들이 가장 많았습니다. 이런 문제엔 관심이 없을 거라고 추측했던 바로 그 사람들이죠.
그래서 이 책도 하나의 이야기로 쓰셨고요.
맞습니다. 이 책은 정보를 담은 백과사전 같은 책이 아닙니다. 우리는 변증론의 자원을 잃어버려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상황에 맞추어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방적으로 독백하듯 복음을 전할 게 아니라 소모임에서 함께 대화를 나누며 복음을 소개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이야기라는 옷을 입고 관계를 통해 소모임에서 대화로 이루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