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출판문화연구소

‘우리 아기 첫기도책’을 읽고

북코치 2006. 2. 18. 08:12

‘우리 아기 첫기도책’을 읽고(도서출판 홍성사) 

  일 년에 한번, 5월 어린이 주일이 되는 주간에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어떤 선물을 주어야 할지 고민했었고 그 외에는 어린이 책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 당연히 아이들에 대한 책은 몇 권의 유명한 책 외에는 알지 못했고, 그 책들에 대해서조차 어른들의 그것에 비해 깊이 정독해 본적이 없었다.

 

 
  ‘우리 아기 첫기도책 !’, 태어난된 아기를 위해 ‘기도책’을 산다는 발상이 우숩기도 했지만 오래 두고 오래 쓰면 되지 않나 하는 생각과 또 아기가 커가고 말을 시작하게 되면 내가 어떻게 아이가 그들의 언어로 기도할 수 있도록 도울까 하는 나를 위한 목적으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먼저 표지와 일러스트에 대해 말해야겠다. 가벼운 마음으로 첫 장을 펼쳤고, 잠들어 있는 아기의 흔들침대 옆에 옆드려 나머지 장들을 읽어나갔다. 한 장 한 장에 가득한 그림들이 무척이나 예뻤다. 어른인 나, 별로 미적인 감각이 없는 나에게도 한 장 한 장에 들어 있는 그림들은 시선을 끌었고, 그 그림들이 주는 느낌이 즐거웠다. 아기가 된 심정으로 읽고 싶다는 생각에 하나하나의 그림들의 의미들을 찾으려 하기보다는 그냥 봤다. 그냥 보는 그 그림들에서 즐거움이 느껴졌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빙그레 하는 미소가 생겨났다. 아마 내 딸도 글을 읽지 못해도 이 그림들을 보며 웃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참 예쁜 그림들과 색감이었다. 좀 더 깊은 읽기가 가능해진다면 한 그림 한 그림 속에 들어 있는 또 다른 의미들을 이해할 수 있겠지만 일단 그 자체로도 읽고 싶게 만들어주는 그런 그림 책이었다.

  내용으로 들어가서, ‘모든 기도문이 다 좋다.’라는 말을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기도가 갖는 개인적인 편향성 때문일 수도 있고, 필자가 갖고 있는 기도에 대한 성향일 수도 있기 때문에 모든 기도문이 좋았다고 말하는 것은 올바른 평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체로 이 책에 실려 있는 기도문은 아이가 하는 기도, 아이들에게 들려줘야 하는 기도가 어떤 기도여야 하는지에 대해서 정말 좋은 본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내가 알지 못하는 영역이었기 때문에 평가할 입장은 아니지만, 쉽고 간결한 언어, 신학적이기보다는 피부에 와 닿는 언어, 삶의 작고 세세한 부분에 대한 섬세한 관심들을 가지고 세상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기도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아이들의 언어로 가르쳐 주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 나와 있는 많은 기도문의 내용들은 부모와 자녀 둘에게 기도를 가르쳐 준다. 


  또 구성에 있어서도 이 책은 참 사용하기에 용의하게 구성되어 있다. ‘언제나 우리를 지켜주세요’, ‘어디서나 우리를 지켜주세요’, ‘이 세상을 지켜주세요’라는 세 권의 책으로 나뉘어 있는 이 기도책의 구성은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각각의 시간에, 또는 각각의 위치에서 그리고 특정 주제를 가지고 기도할 수 있도록  나뉘어져 있다. 159편이나 되는 기도문들을 적절하게 찾아 읽어주는데 이런 식의 구성이 아이들과 부모에게 가장 편한 구성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끝으로 책의 서문에서도 밝히고 있지만 이 책 안에는 즐거운 주제들도 있지만 어두운 주제들에 대한 기도들도 담고 있다. 개인적인 기도가 주가 되지만 아이들에게는 어려울 수 있는 공동체적인 주제도 있고,  세계를 품는 기도들도 있다. 분명 아이들에게 어려울 수 있는 기도들이다. 그러나 그들이 경험하게 될 세상이 핑크빛의 아름다운 색체로만 가득한 것이 아니기에 아픔과 상함과 부서짐에 대해서 어떻게 기도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생각과 기도의 폭을 그들이 경험하는 아주 조그만 세계에 제한해 놓아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폭과 어두운 부분에 대한 기도문에 대해 감사하다. 경험하게 하고 싶지만 경험하게 될 그 모든 세상의 어두움 앞에서 어릴 적부터 배운 기도로 이겨내는 아기를 키우고 싶다.

  태어난 아기, 하지만 키워가는 건 낳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것 같다. 낮밤이 바뀌어 뜬눈으로 밤을 지세며 아기를 안고 기도했다. “하나님께 사랑받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아이 되게 해주세요! 사람들을 사랑하고, 또한 사랑받는 아이 되게 해주세요!”, “하나님 이 아기가 아주 어릴 적부터 당신과 아주 인격적인 대화를 나눌 줄 아는 그런 아기가 되기를 원합니다.” 이 조그만 책을 가지고 아기와 함께 기도를 배우고 함께 기도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아기들을 위해 사는 수많은 옷가지나 그들의 손에 쥐여 줄 장난감보다 훨씬 귀한 책이다.


한국기독교양서보급중앙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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