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도력개발원

네 꿈을 펼쳐라! 멘토를 찾아라!

북코치 2006. 8. 4. 07:04
 
네 꿈을 펼쳐라! 멘토를 찾아라!
@웹진@ | 2006/01/17 (화) 12:47
 
‘나름대로의 꿈이 있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해야 이룰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친구 때문에 힘들 때가 많다’ ‘상황이 어떻든 시험은 어김없이 잘도 돌아온다…’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청소년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얘기다. 그런데도 어른들은 ‘지금 그 시절이 가장 좋을 때다’라고 말씀하신다. 하지만 청소년들에게는 그 말이 좀처럼 와 닿지 않는다. 성적, 진로, 이성 문제, 교우 관계 등 여러 가지 문제로 마음이 답답한 때가 많은데, ‘그런 건 힘든 게 아니다, 뭘 모르는 소리 말아라’ 하는 말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그들 주위에는 마땅한 ‘인생 선배’가 없다. 특히 요즘 청소년들은 형제가 없는 경우가 많고, 사촌들과의 유대도 미약하기 때문에 가까이하면서 보고 배울 수 있는 대상을 찾기가 어렵다. 물론 부모나 교사가 인생 선배가 되어 줄 수도 있다. 하지만 부모는 너무나 가까운 존재이기에 자녀에게 객관적으로 조언을 해주기 어렵고, 교사는 청소년을 지도해야 할 학생으로만 대하기가 쉽다.
그래서 최근에는 청소년들에게 ‘멘토’를 연결시켜 주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청소년에게 멘토링은 자아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도움을 주고,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 각 조직마다 멘토링 제도가 체계적으로 정착되어 있는 미국에서는 정부가 나서서 장려할 정도로 청소년 멘토링이 중시되고 있다. 아직 도입 단계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청소년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들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다음세대재단이 운영하는 ‘또띠(Tortee)’.또띠는 직장인과 청소년을 일대일로 연결해 주고, 온라인 전용 게시판을 통해 지속적으로 멘토링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e-멘토링 프로그램이다. e-멘토링 프로그램의 장점은 청소년들에게 친숙한 매체인 인터넷을 통해 멘토링을 주고받는 멘토와 멘티 간의 상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게시판 참여로 멘토링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두 사람 모두 학업이나 업무에 크게 지장을 받지 않으면서 돈독한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점 등이다.

해성여상 2학년에 재학 중인 성옥이와 중부재단의 중부빌딩을 관리하는 임재상 씨는 또띠에서 멘티와 멘토로 만났다. 지난 2005년 봄, 처음 멘토링을 시작했을 때 임재상 씨는 나이 차가 많이 나는 멘티와 금세 친해질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고 한다.

성옥이 역시 얼굴도 모르는 아저씨에게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처음에는 어색했단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멘토 아저씨를 대하는 게 편안해졌다고. 한 달 두 달 시간이 흐르면서 정말 솔직한 이야기들을 쓸 수 있게 되었고, 얼굴을 직접 보면 털어놓기 어려울 법한 고민도 자연스럽게 얘기하게 되었다.
임재상 씨와 성옥이가 일주일에 한두 번씩 들르는 온라인 게시판에는 서로에 대한 관심과 믿음이 존재한다. 그곳은 공허하고 차가운 여느 사이버 공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따뜻한 공간이다. 이번엔 어떤 이야기가 쓰여 있을까 기대하며 게시판에 들어가는 것이 이들에게는 생활의 작은 즐거움이라고. 두 사람은 주로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눈다. 학교, 직장에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거나 재미있게 본 영화를 서로 추천하기도 한다.
“아저씨께서 제 이야기를 더 많이 들어 주시는 편이에요. 제가 시험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다고 말씀드리면 안쓰러워하시면서 힘을 실어 주시고요, 또 친구들과의 문제로 괴로워할 때면 달래고 타일러 주세요. 그런 제 고민에 대한 아저씨의 해결안은 대부분 ‘네가 조금만 더 참고 이겨 내라’는 것이에요. 보통 어른들이 하시는 말씀과 크게 다르지 않지요. 그런데 신기한 건요, 아저씨의 글을 찬찬히 다시 한 번 읽고, 또 읽어 보면 ‘그래, 다 옳은 말씀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한 행동을 되돌아보고 반성을 할 때도 있어요.”
이렇게 성옥이가 멘토인 임재상 씨의 이야기를 특별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가족이나 선생님, 친구들과는 달리 임재상 씨는 성옥이에게서 한 발짝 떨어져 있기 때문인지 모른다. 가정 문제를 가족에게 위로받는다거나 친구 관계를 다 알고 있는 선생님과 속 시원히 친구 문제를 상의하는 것은 아무래도 어렵기 마련이다.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서 만나는 멘토와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무슨 이야기든 마음 편히 나눌 수 있고, 객관적인 조언도 구할 수 있다.
성옥이는 멘토링을 하면서 자신의 꿈에 대해 누군가와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도 기쁘게 생각한다.
“사실 또래 친구들과는 그런 대화를 진지하게 나누기가 어려워요. ‘난 ○○가 되고 싶어’라고 말하면, ‘어, 그래? 열심히 해!’ 그게 다거든요. 저희는 남 이야기에 신경 쓰기보다는 자기 이야기하기에 한창 바쁠 때잖아요. 고등학교 2학년에 올라오면서 ‘커피마스터’라는 직업에 관심이 생겼어요. 그걸 아저씨께 말씀드렸더니 다양한 정보를 알려 주시고 용기를 북돋워 주셨지요. 제 진로에 대해 누군가가 그렇게 세심하게 신경을 써 준 건 처음이었어요. 아저씨가 정성 들여 써 주신 글을 보면서 더 의욕도 생겼고요,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길 잘 했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성옥이가 커피마스터가 되고 싶다는 말에 임재상 씨는 커피마스터 자격증을 따기 위해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하는지, 커피마스터 교육 과정을 어느 대학에서 배울 수 있는지를 꼼꼼하게 인터넷으로 찾아서 게시판에 올려 주었다. 그리고 평소 즐겨 마시지 않던 원두커피도 가까이하게 되었다.

성옥이가 ‘감기 조심하세요’ 하고 건강을 염려해 줄 때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힘이 난다는 임재상 씨. 자상한 아빠 같은 아저씨와 멘토-멘티로 만나게 된 것이 행운이라고 말하는 성옥이. 두 사람이 e-멘토링을 통해 힘이 되는 멋진 관계를 꾸준히 이어 가길 바란다.

또띠 홈페이지 : http://www.tortee.org/

글·이혜선|사진·김동욱(noon pictures) | 일러스트·박세연(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