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양서보급중앙회

SBS 연개소문 유감:박혁문작가

북코치 2006. 10. 4. 08:35

sbs에서 연개소문을 보고난 나의 마음은 너무나 착찹했다. 몇 백억을 투자한 작품이라는데 겨우 이정도냐...연개소문의 전략이 얼마나 뛰어났는데 이 정도의 싸움씬으로 매꾸려하느냐... 안시성의 영웅은 양만춘인데 왜 연개소문이 싸움을 지지하느냐...이환경이라는 사람 공부는 안하고 남의 글이나 빼껴 먹는구나...자기 눈알을 먹는 삼국지의 하우단이야기는 벌써 몇 번 째 우려먹느냐...

 

  그러나 연속극을 바로보는 나의 솔직한 마음은 분노였다. 연개소문이라는 책을 쓰기 위해 내가 중국을 십 수차례 드나들고 중국에서 나온 책을 번역하면서 고생고생하여 몇 년동안 글 쓰던 장면들이 떠올랐다. 그렇게 만든 이야기를 너무나 많이 도용했다. 연개소문이 조의선인을 이끌고 싸움터에 임했다는 것은 내 책에서 처음으로 밝힌 이야긴데... 봉화가 올라오길 기다린다는 것도.... 치열한 외교전을 펼쳤다는 것도, 전쟁이 벌어지기진 천지신명에게 비는 장면도 너무나 흡사하고 유사한 내용들이 많이 나왔다.

 

  내가 쓴 연개소문은 이세민과 연개소문 그리고 양만춘의 삼각적 구성이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당태종 이세민의 일대기까지 다 적었다. 그 때 내가 이세민의 참모로 내세운 인물이 장손무기다. 하지만 실제 중국의 역사책에는 그의 비중이 크지 않다. 하지만 나는 책의 재미를 위해 끝까지 장손무기를 그의 참모로 인용하고 중용했다. 그런데 결코 행군총관이 아니었던 장손무기가 연속극에서 행군총관으로 등장하고 그의 비중이 엄청 크게 나온다. 아는 사람은 안다. 코웃음이 절로 나온다. 실제 당태종의 제1총관은 이세적이다. 그는 이정과 함께 당시 최강인 돌궐을 공략한 명장이다. 또한 설인귀는 당시 어린 나이로 부장역할밖에 하지 못했다. 출정 장수의 이름에 나오지 않는 인물인 것이다. 그런데 이십년 이후에나 할 활약을 벌써부터 시작하고 있다. 너무 공부하지 않고 글을 막 쓰고 있다. 작가의 인터뷰한 내용을 보니까 내 책 서문의 내용이 절반이다.

 

  지적재산권은 보호되어야한다. 역사소설을 쓰는 나는 인기작가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런 도용의 경험을 너무 많다. 해신의 경우도 이야기의 큰 줄거리인 상단끼리의 경쟁과 또 상단의 직원인 호위무사도 내 책에서 도용했다. 자료를 살펴보면 통일신때부터 객주가 시작되었으니 객주를 사용해야 하고 또 서해바다를 함부로 건널 수 없음에도 제대로 고증은 하지 않고 고구려에나 적합한 상업의 규모를 막 쓰고 있다. 원작인 해신 어디에도 없는 이야기를 모방하면서 원작자에게는 한 마디 양해도 구하지 않는다. 분노가 치솟아 오른다. 심지어 몇해 전 무인시대라는 극에서는 내 책 팔기군에서 광해군이 쫓겨가면서 한 대사를 그냥 그대로 내보낸 적이 있다. 코웃음만 나온다.

  단 2회의 방영을 통해서도 분노가 끌어 오르니 앞으로 어떡해야할 지 모르겠다. 벌써 아는 지인들은 제소를 하자고 난리다. 이환경같은 나쁜 놈들을 뿌리 뽑기 위해서라도 고발해야하는데 생각만 해도 귀찮아지니....

 

  아무튼 어떤 분야든 창작자가 보호되지 못한다면 앞으로 치열한 창작을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창작과 모방은 차원이 다르다. 고생의 강도는 백배, 천배의 차이가 난다. 하지만 창작자의 몸은 망가지고 생활은 피폐해지고 모방한 놈의 생활은 윤택해지고 지위는 높아진다. 참 더러운 세상이다.

 

 

*이글은 10년간 중국과 한국에 고구려 및 역사유적과 중국에서 발간된 모든 자료들을 보면서 필생에 작업을 한후에 탄생된 주몽,연개소문, 광해대군,북국발해(대조영)의 작가 박혁문 선생님의 시청소감입니다.

 

이환경씨나 최완규씨같은 분들이 앉아서 남에 책을 도용하는 그러한 작태를 보면서 작가의 동의를 얻어서 실어 놓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