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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와책⑪ 독서광 연개소문

북코치 2006. 11. 2. 13:45
드라마와책⑪ 독서광 연개소문
기사입력 : 2006.10.31

서가에 파묻힌 독서광 연개소문

젊은 연개소문(이태곤)은 온갖 희귀본이 가득한 서가에 파묻혀 있습니다. 책읽기를 좋아하고 배움을 즐기지만 기회를 가져본 적 없는 그이기에 지금 이 순간이 ‘정녕’ 꿈만 같습니다. 그를 거두어준 왕빈은 서가 구석구석을 설명해줍니다.

“장삿길을 다니면서 중원은 물론, 세계 열국에서 모은 책들을 모아 놓은 서고라네. 사서삼경 같은 경학서부터 역사와 철학은 물론 농사와 물건을 만드는 세상의 온갖 잡서까지 두루 갖춰져 있지. 병법서는 물론, 무기제조법과 군마의 조련법, 각국의 지리와 사정들을 적어 놓은 비서들도 많으니 마음껏 읽게”

이렇게 많은 책을 마음껏 읽어도 된다니, 꿈인지 생시인지 믿을 길이 없습니다. SBS 드라마 ‘연개소문’의 주인공 연개소문은 아직, 청춘입니다. 실력과 패기를 갖춘 그이지만 제대로 평가를 받아 본 적이 없기에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습니다. 이런 연개소문을 금새 알아본 왕빈은 서고를 그에게 선물합니다.

“투자라고 해두지. 나는 환관이라 자식이 없네. 이제부터 나는 자네의 후견인이 되어주겠네. 이 중원은 땅이 넓고 사람이 많은 만큼 보고 배울 것이 무궁무진한 곳일세. 열심히 공부하고 천하를 구해보세나. 여기 수나라면 어떻고 고구려면 어떻겠는가”

왕빈의 격려에 기운이 나기 시작합니다. 책을 좋아하는 연개소문은 서고에서 나올 줄을 모릅니다. 하루, 이틀, 사흘이 지나도 밖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책을 읽는 것이 그리도 좋은가?”라는 집사의 질문에 “지금 나는 더 없이 행복하다네. 왜냐하면 이처럼 여유 있게 책을 들여다 볼 시간이 다시는 없기 때문이야. 책 속에는 하늘의 이치가 있고. 싸움의 법칙이 있고, 나라의 미래를 점칠 수 있는 우주의 신비가 가득하지. 그 이치를 깨닫지 못하고는 결코 큰일을 하기가 어려운 게야”라고 답 하는 연개소문. 그의 ‘못 말리는’ 책 사랑이 혹여 병을 부를까 왕빈은 걱정합니다. “도대체 서재를 가까이 한지가 얼마인가? 아직도 못 읽은 책이 있는가?” 어른의 걱정에도, 책을 향한 끈은 놓아지지가 않습니다.

“배움을 얻는데 끝이 있겠사옵니까?”

연개소문의 ‘기막힌’ 대답에 왕빈은 호탕한 웃음을 자아냅니다. 학문에 대한 열의를 보니 청년의 미래가 무척이나 밝을 듯합니다. 연개소문은 왕빈을 통해 서고에 쌓인 책을 다 읽었다는 실력자 포산공 이밀(최재성)을 만나게 됩니다. 책읽기로 갈고 닦은 실력과 기개를 만천하에 드러낼 ‘그때’가 오고 있습니다.

(사진 = 방송장면)

[북데일리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