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탁환 작가의 <나, 황진이>는 TV드라마 황진이의 원작 소설이기도 하다. 하지만 드라마는 너무 픽션이 많이 가미 된 것 같다. 그래서 <나, 황진이>가 원작 소설이라고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
<나, 황진이> 표지는 붓으로 그려진 황진이의 모습으로 되어 있었다. 그래서 황진이에 대한 흥미를 더 끌게 만든 것 같다. <나, 황진이> 책을 읽기 전에는 황진이의 전기문일거라고 생각했다. 생애부터 시작해서 그녀의 업적(?)이 고스란히 담긴 책일 것이라고 나 혼자 추측했었다. 그리고 드라마 황진이의 원작 소설이라는 말에 재미있는 역사 소설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헉! 소리를 내게 되었다. 너무나 어려운 말과 각주가 달려 있는 것을 보고 ‘이 책 참 읽기 어렵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황진이의 매력에 빠져 들게 되었다.
이 책은 1인칭 시점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그런지 황진이가 직접 쓴 글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책을 읽을때마다 이 책은 역사 소설이 아니라 황진이의 회고록 같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문체는 시처럼 쓰여져 있었다. 그래서 굉장히 부드럽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황진이는 진현금과 황진사의 서녀이다. 진현금은 7살이 되던 해부터 서서히 눈이 멀기 시작했다. 황진이의 외할머니가 맹인이었던 것을 보면 유전적이었던 것 같다. 황진이는 자신이 기생인 것을 굉장히 싫어했던 것 같다. 그녀는 오로지 재예에만 관심이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관기의 교육을 받는 것을 제일 힘들어 했다. 그녀가 기생이 되고 나서도 그녀는 전두를 모아 관기에서 벗어 나기를 원했다. 관기들은 유수의 허락이 떨어져야 외출도 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유수들에게 뇌물을 써서 관기에서 벗어 날려고 했던 것이다. 그리고 자유롭게 오로지 학문과 예술을 배우길 바랬던 것 같다. 황진이는 예술적으로 뛰어난 사람이 있으면 그가 어떤 사람이든간에 찾아가서 만나고 그들의 예술을 보고 듣기를 원했다. 드라마에서는 은호 도령이 나오는데 소설에도 잠깐 언급하긴 하지만 소설에 은호 도령으로 나오는 자는 황진이를 홀로 짝사랑 하는 걸로 나온다. 숨어서 황진이를 지켜보기만 했었다. 그는 그렇게 상사병으로 숨을 지게 된다. 황진이가 정말로 사랑했던 인물은 이사종이다. 그는 유부남이었지만 황진이는 그의 첩이라도 상관 없다고 생각했었다. 여기서 ‘나는 그였고 그는 나였다.’ 라는 말이 나온다. 황진이는 새끼 할머니(백무)의 죽음과 자신의 어미의 죽음, 이사종과의 이별 그리고 유랑 생활 중에 겪은 어려움들..또 유랑 생활 마지막에 만난 자신의 아비, 스승의 죽음..등 많은 아픔을 겪은 여인이다. 책을 읽으면서 황진이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서 벗어 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너무나도 멋진 여성이었단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정말 시대를 잘 못 타고난 여인인 것 같다. 황진이가 지금 태어났다면 그녀는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yes24 하양이 님의 리뷰입니다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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