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는 예스 섹스는 노
“여자는 섹스를 원한다고요.”
총각 선생님이 소개팅을 하고 난 다음 날, 중학교 2학년 아이들이 교실에서 선생님에게 묻는다.
“선생님 손은 잡았어요?”
“키스 했어요?”
“처음 만나서 어떻게 하니?”
“에이 선생님은 그러니까 여자를 못 사귀어요. 여자는 그런 것을 바란다고요.”
이것이 아이들의 생각이다. 여자는 처음 보는 남자와도 손잡기를 원하고 키스하기를 원한다고 아이들은 생각한다. 진짜 그런 줄 알고 만나자마자 성관계를 강행하다가 구속된 아이도 있다. 아이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미디어이다. 스포츠신문에서부터 텔레비전 드라마, 영화, 뮤직비디오, 만화, 포르노에 이르기까지 미디어들은 아이들의 눈과 귀를 향해 “섹스를 하라.” “머뭇거리지 말고 하라.” “너와 섹스하고 싶다.”고 맹공을 퍼붓는다. 동거, 트랜스젠더(성 전환), 계약결혼, 혼인신고 없는 결혼생활 같은 것이 마치 당연한 시대 추세인 양 여겨지는 세상이다.
『성과 사랑―청소년을 위한 이야기』라는 책에 의하면 청소년들이 결혼 전 성 경험과 관련하여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네 가지이다.
1. 성관계를 맺어본 적이 없으며, 결혼할 때까지는 그럴 생각조차 없다.
2. 성관계를 맺어본 적이 전혀 없으나, 혼전 성교에 대하여 아직 확신이 없다.
3. 혼전 성교의 경험이 있으며, 그것이 잘못된 일이라고 전혀 생각지 않는다.
4. 혼전 성교의 경험이 있으나, 지금은 그것이 한 때의 실수라고 생각하며, 결혼할 때까지 어느 누구와도 성관계를 맺지 않을 생각이다.
약혼반지를 되돌아오게 하는 혼전성교
이 책에서는 아이들이 섹스를 하는 이유로 열세 가지를 든다. 1) 성적 매력 2) 사회와 대중매체의 압력 3) 또래의 압력 4) 이성친구로부터의 압력 5) 일정 연령이 되기 전에 총각 또는 처녀 딱지를 떼는 것이 정상적이라는 생각 6) 모범이 되지 못하는 부모의 영향과 자유방임적 양육 태도 7) 콘돔을 사용하여 섹스를 하면 문제가 없다는 식의 잘못된 성교육 8) 임신과 성병, 낙태 등에 대한 그릇된 정보 9) 달리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 10) 음주와 약물 11) 나약한 자존심 12) 고독감 13) 섹스를 하지 말아야 할 타당한 이유가 없다. 그 중에서도 여자아이들이 가장 잘 이겨내지 못하는 것이 이성친구의 압력이다.
성관계를 갖는 아이들의 의식을 살펴보면 남녀간에 차이가 있다. 남자 아이들은 욕구를 이기지 못해서 성관계를 갖는 반면, 여자아이들은 남자친구가 좋아서 성관계를 갖는다고, 청소년 상담 전문가들은 말한다.
남학생은 흔히 여학생이 성관계를 거부하면 “넌 아직 너무 어려!”라고 하면서 마치 미숙한 아이로 취급한다. 여자를 꼬시는 남자의 상투적 수법이다. 어떤 남자는 여자와 강제로 성관계를 가진 후 결혼하지만, 결혼하고 나서 툭하면 헤픈 여자라고 구타한다. 여자들은 남자에게 몸을 허락한 후 남자에게 집요하게 매달리는 경향이 있다. 그럴수록 남자는 겁을 내고 부담스러워하면서 멀리 하려고 한다. 결혼 전에 성교를 자주 할수록 약혼반지가 되돌아올 확률은 더욱 커진다.
낙태비용은 아르바이트 혹은 낙태계로 조달
경남 창원의 어느 고등학교에서는 한 학급 50명 가운데 7명 정도가 여자친구와 성관계를 갖는다고 한 학생이 전한다. 그 학생은 여자친구와 여러 차례 성관계를 가졌지만, 한 번도 콘돔을 써 본적은 없다고 한다. 여자친구가 임신하면 낙태한다고 한다. 낙태 비용은 16만 5,000원이며, 낙태비용을 마련하기 힘들면 반 친구들이 주머니 돈을 조금씩 털어 부조한다고 한다. 이른바 낙태계이다. 학급에서 이런 부조는 한 달에 한 번 정도의 월례행사라고 한다. 임신한 여학생이 아르바이트를 하여 자신의 낙태비용을 마련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성관계를 갖는 장소는 대부분 집이다. 부모님이 없을 때 자기 집이나 이성친구의 집에서 성관계를 갖는다. 여관 같은 곳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드물다.
교육인적자원부가 국내 고등학생 2,04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남학생 13.5%, 여학생 8.1%가 성경험이 있으며, 성경험 여학생 중 10.8%가 임신한 적이 있다. 국무총리실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가 전국 중학교 1, 2, 3학년 2,8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열 명 중 네 명이 이성교제를 하고 남학생 7.8%, 여학생 5.8%가 성경험이 있었다.
십대 미혼모도 꾸준히 늘어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미혼모 시설에 입소한 739명의 미혼모 가운데 십대가 58.5%에 달하였다. 이들 가운데 교제 중 원치 않은 임신이 70.2%, 낙태시기를 놓쳐 출산한 비율이 48.8%이었다. 이 조사와는 별도로 중학생과 고등학교 학생들이 학교 화장실, 건물 화장실 같은 곳에서 아이를 낳기도 하였다.
섹스를 하지 않는다면 어디까지가 괜찮을까
섹스를 하지 않는다면 어느 정도의 관계까지 허용할 수 있을까. 많은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섹스를 하지 말라고 하면서 정작 어느 선까지 가도 좋은지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않는다. 그 가이드라인은 말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첫째, 『성과 사랑―청소년을 위한 이야기』에서는 입술에서 끝내라고 한다. 입이 아니고 입술을 말한다. 즉, 입을 다문 상태까지만 허용하라는 것이다. 가벼운 입맞춤이나 포옹은 서로에게 낭만적인 애정을 갖는 혼전관계의 일부가 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서로 은밀한 부분을 만지지 않는 한 뜨겁고 진한 애무를 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불장난을 하는 것이다. 모든 것을 지금 다 가지려고 한다면 앞으로 갖게 될 것이 점점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둘째, 『돈, 섹스, 권력』라는 책의 저자인 리차드 포스터는 이렇게 말한다. 여성의 유방은 결혼하기까지는 성역으로 남겨놓는 것이 현명하다. 성기나 여성의 유방은 상호 애정의 표현에 있어서 너무나도 자극적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성교에 이르게 하는 부분인 것이다.
성교에 이르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사랑의 행동들을 통해 얼마든지 만족할 수 있다. 커피를 마시며 담소하고, 좋은 책을 읽고 느낌을 나누며, 석양의 지는 해를 함께 바라보는 것들이다. 육체의 깊은 곳을 만진 것은 곧 영혼을 만진 것이나 다름이 없다. 삶의 연합이 없는 섹스는 비록 자신은 결코 의식하거나 깨닫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자기 인격의 분열을 초래하거나 마음 깊은 곳에 좌절과 절망감을 낳게 한다. 사람들이 신뢰에 있어서는 한 뼘만큼 내딛으면서 친밀함의 표현에서는 십리를 앞서간다면 만사의 균형이 깨어진다.
혼전성교에 대해 아니오(No)라고 말하는 것은 일상생활에서도 상대방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는 하나의 가치이다. 그것은 자신이 말하고, 행동하고, 옷을 입는 모든 방식을 통해 나타나도록 해야 한다. 지금 섹스에 대하여 아니오(No)라고 말한다면 언젠가 누군가에게 아주 의미 있게 예(Yes)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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